Village Park Restaurant
말레이시아를 떠난 지 이제 1년 반 정도 되어간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거기 있었을 텐데 사람 일은 알 수가 없다. 말레이시아의 삶을 좋아했지만, 한국에 돌아오니 태어난 나라에 사는 장점이 너무 커서 말레이시아 생활이 그리운 적은 아직까진 없었던 것 같다. 딱 하나, 빌리지 파크 레스토랑이라는 식당 빼고.
빌리지 파크 레스토랑의 대표 음식인 나시 르막 아얌 고랭이다. 코코넛 밀크로 밥을 짓고, 닭다리를 튀긴 후에 오이와 볶은 땅콩 그리고 하이라이트 삼발 소스를 비벼서 먹는 음식이다.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한국돈으로 3천 원 정도였던 것 같다. 진짜, 진짜, 너무 맛있다. 환상적인 가성비는 덤일 뿐이다. 비싸도 사 먹을 음식이다.
미끌미끌한 밥에서는 달콤하고 향긋한 향이 난다. 닭튀김이 정말 예술인데 겉은 너무 바삭하고 속은 너무 부드럽다. 분명히 뭔가를 넣은 것 같은 엄청난 감칠맛이 나서 입맛이 확 산다. 껍질 튀김이 너무 맛있어서 저것만 따로 긁어서 밥이랑 같이 먹어도 맛있다. 식당도 그걸 잘 알아서 닭튀김 자를 때 생기는 껍질 가루들을 접시에 담아준다. 왼쪽 위에 보이는 삼발 소스는 집집마다 맛이 다른데 이 식당은 비교적 달콤하고 그렇게 맵지는 않았다. 위에 말한 대로 닭껍질 튀김과 땅콩을 긁어 밥과 섞은 후에 삼발 소스를 얹어 먹으면 정말 맛있다.
나만 맛있어하는 게 아니라서 식당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관광객이 많지만 로컬도 많다. 웨이팅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면 식당 프로세스가 굉장히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주문 후 밥을 먹고 나가서 결제할 때까지의 과정이 신속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아래와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왼쪽에서는 직원들이 닭튀김을 빠르게 자르고 있고, 노란 옷을 입은 서버들이 테이블로 음식을 가져간다. 오른쪽에 보이는 계산대에서는 손이 아주 빠른 직원이 고객에게 잔돈을 거슬러주고 있을 것이다. 그 속도가 정말 인상적이다.
이렇게 인기 많은 식당이라 나는 늘 식사시간이 아닐 때 가서 먹었다. 보통 2시에서 4시 사이에 갔던 것 같은데 그때 가도 사람이 꽤 많았다. 내가 말레이시아를 떠날 무렵에는 배달이 가능해져서 매주 집에서 편하게 시켜 먹었다. 최고의 음식을 집에 누워서 배달받아먹는 것이 행복했다.
나에게 있어 말레이시아 최고의 식당, 최고의 음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 인생 최고의 미식 경험 중 하나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경험을 3천 원으로 할 수 있었다니 지금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