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담담 Apr 10. 2023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

우울증을 치유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 다를 것 같다.

아직도 우울증에서 완전히 나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완전한 치료법이라 볼 수 없으나 지금까지 내게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적어보겠다.



첫째, 약을 먹는다.

나의 경우 중증 우울증이었기 때문에 혼자서 우울감을 떨칠 수 없는 상태라 약물치료가 반드시 필요했다. 주변에서 의사를 신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도중에 약을 임의로 끊거나 하면 오히려 부작용으로 구토를 하는 등 조금 괜찮아진 것 같다고 해서 감기약 끊듯 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배웠다.


약이 잘 통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해서 다른 병원을 가보거나 하는 것도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았다. 의사를 믿고 함께 꾸준히 약물 반응을 보면서 내게 맞는 약을 찾아나가는게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고, 이 의사 선생님을 신뢰하기로 굳게 다짐했다.


지금까지 나도 몇 번이나 약을 바꾸었고, 보통 2주 간격으로 처방을 받지만 맞지 않는 것 같은 증상이 있을 때마다 즉시 진료를 봐서 의사 선생님과 조율을 했었다. 때로는 약을 바꾸었고, 아니면 자연스러운 반응이니 조금 더 먹어보는 쪽으로 안내를 받곤 했다.


둘째, 운동을 한다.

정말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운동을 꼭 해야 한다.

내가 찾아 본 거의 모든 글과 영상에서 운동을 강조했고, 나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치료가 되지 않는 것으로 이해했다.

경험적으로도 운동을 할 때 두뇌가 활기를 얻는 느낌을 받았다. 운동을 하면 하루에 한 번이라도 죽어있는 뇌가 살아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물론 다음날 다시 리셋이 되기 때문에 매일 운동을 해주어야 한다. 이 점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실제로 뇌 기능이 떨어지는 병인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서 뇌 운동을 해주어야 하는데, 뇌 운동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몸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했다.  


셋째, 술, 담배, SNS 등 중독이 될 수 있는 것들은 피한다.

특히 술은 약을 먹기 때문에 절대 마셔서는 안 되었다. 기분이 울적해지면 술을 찾게 되는데, 나는 원래부터 기분에 따라 술을 마시는 것을 스스로 금해왔기 때문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주변 우울증 환자들을 보면 술을 마시는 걸로 기분을 해소하고 잠을 청하는 경우를 보았다. 약과 함께 먹을 수 없어서 이런 경우엔 약물로 치료하는 기간이 점점 더 늘어나는 것 같았다.   


넷째, 우울증을 앓고 있음을 알린다.

자꾸만 다운되는 기분과 에너지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내가 환자임을 알렸다.

내가 우울증이라는 것을 알리자 놀랍게도 주변에서 정말 많은 우울증 환자가 나타났다. 한 7-8명 정도는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되려 힘을 받기도 했다. 나만 이렇게 힘든 것이 아니라는 안도감을 느꼈다.


다섯째, 울적할 때는 연락할 사람을 찾는다.

가끔 너무 외로워질 때가 있었다. 그럴 때 같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친구를 찾았다.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공감을 해줄 수 있는 부분이 훨씬 많았다. 실제로 우울증을 앓는 친구가 있어서 내가 갑자기 너무 외로움을 느낄 때 전화를 했더니 내게 약 증량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을 해주었다.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었으나 힘을 내서 약을 증량하러 갔고 나아진 기억이 있다.


오히려 한 번도 우울증을 경험해 본 적 없는 사람은 어떤 느낌인지 잘 몰라서 잘 도움이 되지 못할 때도 있다. 나는 비상약을 챙겨놓듯이 같은 우울증 환자를 알아두었고, 적시에 연락을 취해서 도움이 되었다.   


여섯째,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한다.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지, 하면서 그냥 부족하고 연약한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괜히 불안해하거나 억지로 나를 몰아세우고 싶을 때가 있지만, 내가 그저 환자임을, 한계가 있는 상태라는 걸 인정하는 편이 맞는 것 같았다.

한 번 사는 인생, 그냥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자라는 마음으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계속 물으면서 살아가는 중이다.


물론 이런 마인트 컨트롤도 잘 되지 않는 날이 많지만, 병이 난 것은 쉬어달라는 몸의 신호라 여기고 애써서 내게 휴식을 주려고 노력한다.  



이 병을 다스리려고 애쓰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나의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마음을 자꾸만 억압하거나 무시하면 언젠가 크게 체하는 날이 오기도 한다는 것. 그래서 매일매일 나를 들여다보고 숨쉴 수 있게 스스로 도와줘야 한다는 걸 배웠다.


여전히 매일매일이 새롭고 힘들다.

그렇지만 지나온 시간을 떠올려보면 많이 지나왔고 잘 극복해왔다고 느낀다.


이 글을 보는 이들 중 우울증 환자가 있다면 나도 이렇게 고생하며 몸으로 경험하면서 살아내고 있으니 같이 잘 살아내자는 말을 건네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위로와 자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