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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우당 Jun 11. 2023

그리운 편지

추모의 편지

우리 살아가는 삶이 만나고 또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헤어지는 새로울 것이 없는 인생이지만.      그 와중에 떠나보냈던 그날은 아직도 마주 할 수가 없습니다. 한동안 병환 중에 가셨기에 미루어 짐작은 되었을 마음과 순간이었지만 현실의 시간은 여전히 분주하여 시간을 다시 만들어 보리라 잠시 통곡의 시간은 닫아놓고 있었습니다…. 곱게 분칠하고 정갈하게 단정했던 수의의 매무새가 매우 슬펐습니다. 뭐라 말도 못 건네고 닫혀버린 마지막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그것이 벌써 1년이 지나갑니다… 더 사랑하지 못한 것에 마음이 메어집니다. 많은 다독임을 받으면서 살아왔는데 표현이 미련하게 되지 않았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제가 함께 있습니다. 홀로 두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귓가에 외치며 힘이 되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후회가 꾹꾹 마음속에서 자꾸아프게 다그칩니다.  더 잘했어야지…. 더 잘했어야지…. 몹시 보고 싶고 그립습니다. 꿈결에 한번 다녀가시면 좋을 텐데요.. 어려워했던 제 속 마음을 들킨 것 같아 퍽 울컥하였습니다.  괜찮으신 거지요? 편안하신 거지요? 저 또한 불현듯 어느 날 때가 되면 주님 앞에 의연히 나가려 하지만 누구도 홀로 동행해야 하는 길에서는 제 마음이 괜찮은지 저 역시 모르겠습니다. 그리하여 먼저 닿았을 그 길을 가신 그대들의 순종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우리 모두 모여 뜨거운 마음으로 그대들을 기억하려 합니다. 각자의 인생에 수고했을 그대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주님이 주시는 따스한 포옹과 자애로움을 상으로 받으셨기를 원합니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중년의 내 아이들과 그 보다 더 소중한 자식의 자식… 또 자식.      그들의 손과 마음을 놓고 황망히 떠났을 그 마음들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요… 우리 산 사람은 오늘도 견뎌내려 밥 세끼를 챙기고 우리의 분신들을 건사합니다. 그러다 주님의 약속된 날 그대들을 닳아보겠습니다. 평안히 주님의 천국에서 춤추고 계십시오. 주님 닮은 행복한 얼굴이 그려집니다. 역시 잘 지내시는군요. 다행입니다. 잊지 않고 기도하는 우리가 있습니다. 함께했던 시간들이 보람이 될 것이며 앞으로의 날들도 힘을 내어 더 사랑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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