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업 신입사원 임원 면접에서 들은 말
" 특이하다는 소리 많이 듣죠? "
한 임원이 말했다.
태어나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특이하다니. 특별하면 특별했지 특이할 것은 또 뭐람?
평범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를 정상성으로 치장하는 면접에서 들을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공부해서 대학 가고 취업을 준비하는 나에게
그의 말은 왠지 뾰족한 한 수를 날렸다.
집에 돌아와 곰곰이 이유를 고민했다.
(1) 컬러 포인트가 패션 정장에 노랑으로 염색한 아주 긴 머리를 풀고 들어갔다.
집에 있던 유일한 정장이었다. 보통 승무원 같은 무색무취 칼정장에 묶은 머리를 하고 들어가던데, 나는 왠지 돈을 들이기가 싫어 그때의 내 모습 그대로 했다. 그만큼 간절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그때부터 나는 사회의 기준에 내 색깔을 맞출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강렬했던 색깔이나 자아가 있는 것이 아니었는데, 그냥 기존의 것에서 뭔가 변화를 두는 게 귀찮거나 불필요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보이는 것에서부터 아마 난 좀 특이했나 보다.
(2) 존경하는 인물에 비욘세를 썼다.
임원 면접에서 보통 그런 질문을 하진 않는다던데, 나에게 그는 비욘세를 쓴 이유를 물었다. 웃기게도 면접 준비할 때 어떤 친구가 나에게 같은 질문을 했었고, 나는 진짜 비욘세를 제일 존경해서 그렇게 쓴 것이었어서 내 생각을 요리조리 준비해 갔다. 그 와중 사상적인 부분이 있었는데 그건 좀 자제하면 좋겠다던 친구의 피드백이 기억나서, 그냥 간결하게 대답했다.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으로 세계 정상을 찍고 그 매체로 자신이 내고 싶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라서 좋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 될 거예요.'
그때는 정말 평범했다. 거짓말 아니고 진짜로.
그런데 지금 돌아보니 임원 아니랄까 봐 짧은 만남에서 꽤나 본질을 본 것 같다.
그렇게 거대한 조직에서 알록달록 구르는 작은 돌멩이의 모든 여정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