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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을 삼켰다(22)

제22화: 심판의 날

by 공감디렉터J

시베리아의 얼어붙은 지하기지는 수십 구의 시신과 탄피, 그리고 한 줌의 희망을 남긴 채 다시 침묵에 잠겼다. 톰슨 장군과 ‘스피어’ 팀은 이바노프 중사의 희생과 알렉산더의 배신이라는 상흔을 안고 간신히 ‘네메시스’로 복귀했다.


잠수함 내부는 승리의 환호 대신, 차갑게 식은 분노와 무거운 책임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이 채 숨을 고르기도 전, 전 세계의 모든 스크린이 일제히 암전되었다. 뉴스, 광고, 개인 휴대폰 화면까지.

그리고 잠시 후, 어둠 속에서 알렉산더 헤일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는 더 이상 음지에 숨은 정보상이 아니었다.

잘 다듬어진 머리와 값비싼 수트를 입은 그는 마치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선언하는 예언자처럼 보였다.


“신사숙녀 여러분,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그의 목소리는 인공적으로 증폭되어 전 세계 수십억 명의 고막을 동시에 울렸다.


“여러분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국가와 이념, 종교로 서로를 할퀴던 어리석음의 시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나는 이제 지구의 맥박을 쥐고 지각판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여러분의 운명을 결정할 새로운 지배자입니다. 나의 이름으로, 새로운 질서가 세워질 것입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화면 가득 오만한 미소를 지었다.


“나의 힘을 증명하기 위해, 인류의 가장 오래된 공포를 다시 깨우려고 합니다. 분단된 민족의 성산, 한반도의 백두산에 마지막 심판을 내리겠습니다. 72시간 후, 천지는 불바다가 되고, 인류는 내게 무릎 꿇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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