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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농만 Nov 24. 2022

작다고 모두 스타트업은 아닙니다

작년에 방영했던 드라마 ‘스타트업’이 인기몰이를 한 덕분인지 스타트업 시장도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스타트업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흔히들 창업 초기 기업을 스타트업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절반은 맞지만 스타트업은 창업 초기 기업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는 혁신을 통해 J커브(J형태의 성장 그래프)를 그릴 수 있는 기업을 스타트업이라고 정의합니다. J커브라는 개념이 생소하지만, 알파벳의 형태 그대로 보면 쉽습니다. 성장의 단계가 J형태로 솟아오르는 곡선입니다.


스타트업은 전 생애주기 동안 총 6단계의 성장 과정을 반복합니다.

1.create(시제품개발) → 2.release(출시) → 3.morph(시행착오) → 4.model(비즈니스모델 확립) → 5.scale(규모 확장) → 6.harvest(엑싯·투자금 회수)


6단계로 구성된 J커브를 필자의 스타트업에도 적용해 봤습니다. 필자의 기업은 현재 3단계에 해당합니다.


[1. 시제품개발]

필자의 기업은 지역 소멸 가속화 문제를 여행 산업으로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서비스의 공급자는 소멸 위험 지역의 주민으로 정의했고, 소비자는 소멸 위험 지역을 여행하는 여행객으로 정의했습니다. 이후 공급자와 소비자가 가진 잠재 욕구를 가정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즈니스모델을 설계했습니다.


[2. 출시]

기업이 만든 고객 가설을 기반으로 고객을 만날 수 있는 MVP(최소 기능을 하는 모델, minimum viable product)를 출시했습니다. 여행 예약이라는 최소 기능을 담은 웹사이트를 빠르게 출시했고 이를 통해 고객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3. 시행착오]

고객을 직접 만난 후에 초기 비즈니스모델의 여러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단순하게 지역 여행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시장에 이미 너무 많았고 고객 입장에서 필자의 서비스를 사용해야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이런 서비스 한계를 발견한 후 필자의 기업은 서비스를 피봇팅(비즈니스모델 전환, pivoting)했습니다. 서비스를 피보팅하면 다시 1단계(시제품개발)로 돌아가게 됩니다.

명확한 비즈니스모델을 찾을 때까지 스타트업은 1~3번까지의 과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이 단계를 스타트업 시장에선 데스밸리(제품을 출시했지만 수익을 얻지 못하는 고착상태, Valley Of Death)라고 표현합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데스밸리를 넘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4. 비즈니스모델 확립]

운 좋게 데스밸리를 넘어가면 본격적인 비즈니스모델을 시장에 선보이게 됩니다. 시장에 진입하는 단계로 기업만의 마케팅이나 영업, 유통 방법을 확립합니다.


[5. 규모 확장]

비즈니스모델을 어느 정도 성공 궤도에 올리면 사업은 다음 단계로 도약하게 됩니다. 스타트업 시장에선 이를 스케일업(비즈니스모델의 시장이나 규모를 확장해 고성장을 도모하는 것, scale-up)이라고 표현합니다. 스케일업 단계에서 스타트업들은 설립 당시 해결하고자 했던 본질(problem)을 염두에 두어 더 큰 규모의 비즈니스 전략을 실행합니다.


[6. 엑싯·투자금 회수]

폐업이나 파산을 하지 않는다면 스타트업은 엑싯(exit)이라는 마지막 단계를 향하게 됩니다. 엑싯은 우리 기업을 현금화하는 방법으로 크게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기업을 다른 회사와 인수합병하는 M&A 방법과 기업공개를 통한 상장입니다.


스타트업이라는 로켓에 탑승한 이상 모든 기업은 엑싯을 향하게 됩니다. 엑싯이라는 원대한 꿈을 향해 스타트업은 그들의 생애주기 동안 계속해서 뾰족하고 정교해질 것입니다.

스타트업에 속해 있는 필자의 기업도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일하러 갑니다.





_낭만농객 김농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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