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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사장 Jul 11. 2021

경조사에서 호구되지 않는 방법

퍼주기만 하다가 못받을 수도있다.

친구들과 졸업 여행을 길게 떠난 적이 있다. 여행 기간 중에 적당히 면식이 있는 친구가 결혼을 한다고 하였다. 축의금만 보내면 될 것을 의리를 중요시 여겼던 호구는 중간에 귀국하여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그 뒤로 결혼식 이후에 지인의 안부조차 이야기한 적이 없다. 더 이상 호구의 결혼식에도 어색해서 부르지 못할 사이가 되었다. 처음 가본 지인 결혼식이긴 했지만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 모든 지인의 경조사를 챙길 필요는 없다


지인은 친구가 아니다. 주변 사람을 챙겨야 할 때 이 사람이 지인인지 친구인지를 구분해보는 것이 좋다. 친구라면 다소 호구같이 굴어도 괜찮지만 지인이라면 호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지인이라고 구분을 하게 되더라도 나중에 나에게 도움이 될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호구 짓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언젠가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관계일 수도 있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듯이 사람 관계는 살면서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알 수 없는 날을 위해서 매일매일을 신경 쓰며 호구의 역할을 자처할 필요는 없다. 정작 내가 그 사람이 필요할 시점에 그 사람이 나를 도와준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쓸 모 없어진 호구를 먼저 내칠 수도 있다.

# 경조사의 기준을 미리 생각해두자


스스로 원칙을 정해놓지 않으면 나중에 누구 한 명이 섭섭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똑같은 회사 동기에 대해서 축의금의 차이를 두게 된다면 혹시라도 서로에게 얼마를 주었는지 알게 된다면 기분이 상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조사에 관련하여 원칙을 정해둔다면 크게 고민하지 않고 그 원칙 안에서 플러스하거나 마이너를 하면 된다. 원칙을 정하는 방법 중 하나로는 카카오톡을 확인하는 것이다. 최근 대화 목록 상단에 올라와있으면 꽤나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경조사 비용을 측정한다. 연락의 빈도만큼 파악하기 쉬운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이전에 큰 은혜를 입었던 지인이라면 연락 빈도와 상황에 상관없이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호구 짓은 그동안의 받은 은혜를 갚을 때라면 과해도 된다.


# 경사보다는 조사를 먼저 챙겨라


좋은 날을 축하하기보다 힘들 때 옆에 있어주는 편이 더 중요하다. 축제에서는 떨어지는 콩고물이라도 받아먹으려고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조사에 있어서는 정말 힘이 되어주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다.


돈이 많을 때 사귀던 사람은 돈이 없어지면 떠나게 되고, 권력이 있을 때 사귀던 사람은 권력이 없어지면 떠나게 된다. 그렇기에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옆에 있어준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내 곁에 든든히 지켜줄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경조사보다 더 좋은 것은 평소에 이유 없이 챙겨주는 것이다. 명목 상 챙겨줘야 하는 날들은 자기도 모르게 기대를 하기 마련이지만 아무 이유도 없는 날에 소소하게 챙겨주는 건 기대하지 않은 만큼 더 큰 의미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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