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중순의 기록
AK를 처음 만난 건 10월 말이었으나, 첫 데이트 후에 약 3달간의 공백이 있어 만나지 못하고 2월 말에서야 다시 만나 데이트를 재게하게 된이다.
나와 첫 데이트를 마치고 그는 홀연히 일 때문에 인도로 출장을 갔고, 일을 마친 후에도 겨울 동안 비 내리고 쌀쌀한 런던을 떠나 인도 집에서 지내다가 2월에야 돌아온 것.
그 중간에도 뜨문 뜨문 문자는 주고 받았으나, 난 사실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몰랐었다. 예전의 나 같으면 아닛! 한번 만나고 몇 달간 떠나있다니, 이게 말이 됍니꽈! 했을텐데 희안하게 이해가 됐다. 어짜피 작년 겨울동안은 내 사안때문에 충분히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그래도 그가 다시 연락을 줬을 때 입 한번 삐죽할 법 한데, 그런 감정이 들지 않았던 것도 신기. 어쨌든 그렇게 다시 만나 3주 연속 매 주말 만나고 있고, 이번 주는 AK가 미리 결제해둔 이탈리아로 주말 여행을 가서 못 볼 예정.
사실 지난 주말에도 못 볼뻔 한 게, 급 AK네 회사에서 일이 생겨 인도로 다시 출장을 가야했었는데 어떻게 잘 안가게끔 한 모양이다. 지난 달에 돌아왔는데 또 출장을 참.
그새 AK 가 편안해진 모습이라 나도 덩달아 마음이 더 느긋해졌다.
란사로떼에서 엄마와 친구들 기념품사면서 AK 에게 줄 매그넷을 하나 샀던 걸 지난 주에서야 전해주었다.
포장지를 한참 만지작거리면서 포장지에 있는 텍스트를 내가 썼는지 물어보고, 아니라고 했는데도 조심스럽게 뜯어서 매그넷을 보더니 씨익 웃더라. 좋아하니 덩달아 나도 씨익.
그리고는 쑥스러웠는지 갑자기 내 어깨를 급 감싸며 초크 실행. ㅋㅋㅋ 진짜 쑥스럼 많다.
이거 키스 타이밍 아니냐. 초크가 아니라 ㅋㅋㅋ
쑥스럼이 많아서 칭찬도 직접 보고는 못하고 문자로 하는데 시간대 보면 저녁에 친구들이랑 술 마시고 취기에 용기내서 보낸 것 같음 ㅋㅋㅋ
토요일 낮 3시에 큐가든 역에서 만나 3시간 정도 큐가든을 둘러보고, 고기 먹으러 소문이 자자한 뉴몰든 지점 트리스톤에 갔다. 사진과 자세한 후기는 다른 포스팅에 올릴께유.
큐가든에서 뉴몰든으로 가기까지 30분간 기차로 이동했는데 앉아서 얘기하다가 나 손 시려워 이러고, AK 손을 덥썩 잡았는데 이 친구 손이 나만큼 차갑더라 ㅠㅠ
너도 홍삼 먹어야겠다! 손발이 차서 어렸을 때부터 홍상 액기스를 먹고 자란 1인.
기대를 많이 했던지 고기 퀄리티가 생각만큼은 아니고, 식당 분위기도 좀 번잡스러워서 AK에게 너 여기 다시 올 거 같애? 물어보니 아니, 근데 니가 오면 올 거야. 이럼. ㅎㅎㅎ 어멋! 이런 말도 할 줄 아네?
식사를 마치고, AK가 애교있게 팔짱을 쏙 끼어서 팔짱키고 뉴몰든 하이스트릿을 걸었는데 너무 휑 하고 한인 타운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너무 한국 가게가 없어서, 엥? 이러고 기차역으로 행했다.
진짜 뉴몰든 하이스트릿 너무 휑함. 저녁에 가서 그런감. 그래도 토욜밤인데 너무 적막.
그리고 기차타고 집 가는 중 이스터 주말 데이트립 여행 얘기를 하다가 못 끝내서 내가 내리는 역에 AK도 내려서 한참 얘기하다가 다시 기차태어 보내고 헤어졌다.
이번에는 다음 주에 못 볼 생각을 하니까 나도 모르게 아쉬웠던지 아쉬운 표정이 나도 모르게 지어지더라.
이렇게 스르르 물들어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