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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비됴 Dec 07. 2024

한 뼘 성장한 모아나의 지지부진한 모험!

영화 <모아나 2> 리뷰

<모아나 2>는 <토이 스토리 4>와 여러모로 닮았다. 이미 전편에서 이야기의 매듭을 지었음에도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내기 위해 나온 시리즈라는 점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한 뼘 더 성장한 모아나와 언제나 호쾌한 마우이가 반갑지만, ‘굳이’라는 단어가 거센 파도처럼 감상을 방해한다. 파도야 넘으면 되지만, 전편에서 이미 경험했던 감동들이 기다리는 건 아쉬운 지점이다. 


<모아나 2> 스틸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모험가이자 개척자로서의 큰 경험을 한 뒤 모투누이 섬에서 가족과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는 모아나(아우이 크라발호). 이제 족장의 딸이 아닌 차세대 리더로서 인정받고, 그 의식을 치르는 날, 과거 부족의 길잡이였던 선조에게 계시를 받는다. 그 내용은 의문의 섬에 내린 저주를 풀고, 다른 부족과의 만나야 모투누이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모아나는 부족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팀을 꾸려 모험을 떠난다. 한편, 신의 길을 찾아 나선 마우이(드웨인 존슨)는 정체가 모호한 마탕이(아휘마이 프레이저)의 함정에 빠진다. 


모아나는 성장했다. 더 이상 소녀라 부를 수 없는 그녀는 과거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개척자로서 미지의 바다와 섬을 탐험한다. 부족을 이끌 차세대 리더로서 8년 동안 잘 자라줬다는 걸 증명하고, 새로운 모험을 떠날 수 있는 능력과 위치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긍정적 에너지를 내뿜는다. 또 한 번 모투누이 섬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이번엔 혼자가 아닌 오합지졸 팀을 꾸려 바다로 나가는 모아나의 모험은 그 자체로는 기대하게 한다.


<모아나 2> 스틸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여느 속편이 그렇듯 <모아나 2>도 전편보다 더 큰 모험을 보여준다. 섬을 벗어나 태평양을 무대로 하며, 참여 인원도 더 많아지고, 상대하는 빌런도 더 커졌다. 여기에 자신의 성장을 넘어 부족민, 그리고 바다를 터전으로 삼는 다른 부족과의 연결을 해나가야 하는 중책을 맡는다. 이에 따라 기존보다 생각할 거리를 주는데, 특히 편견과 고정관념에 쌓여 화해와 평화가 아닌 시기와 질투, 그리고 전쟁을 벌이는 현실을 곱씹게 한다. 이를 통해 영화는 속편의 당위성과 더 큰 모험의 장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모아나 2> 스틸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하지만 전체 구성면에서 속편다운 개성이 보이기보다는 전편의 안정적인 성공 방식을 기조로, 살짝 변주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당찬 모험, 그곳에서 만난 인연들과의 성장, 좌절 이후 협동해서 적을 물리치는 이야기는 아무리 모아나와 마우이가 등장해도 평범하다. 여기에 전편에서 유사 부녀처럼, 남매처럼 보인 마우이와 모아나의 관계는 이번 속편에서는 큰 케미가 이뤄지지 못한다. 물론, 이들의 티격태격 티키타카는 유지되지만, 시너지 효과는 미미하다. 이는 후반부 액션에서도 이어지며 스펙터클과 감동의 전이가 밋밋하게 전해진다. 오합지졸 팀원 등 조연 캐릭터 또한 이렇다 할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모아나>의 명성을 잇게 한 또 다른 주인공은 OST다. 1편을 대표하는 ‘How Far I’ll Go’의 임팩트가 컸는지, 2편을 대표하는 ‘Beyond’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듣는 재미라도 있었다면 모아나의 두 번째 모험을 더 즐겁게 봤을 텐데, 이마저도 작품이 가진 감동의 웨이브를 일으키지 못한다. 


<모아나 2> 스틸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쿠키는 1개이고, 3편을 예상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이로 따라 <모아나 2>는 3편을 위한 브릿지 역할로서 숨 고르기를 하는 작품으로도 보인다. 더 커진 모험 속으로 인도는 했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는 기대감이 크진 않다. 그나마 보고 싶은 건 2편에서 새롭게 얻은 모아나의 파워 정도. 실화 버전은 또 어떻게 나올지~~



평점: 2.5 / 5.0 
한줄평: 보기와 달리 잔잔하고 밋밋한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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