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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휘 Oct 13. 2019

무섭지 않은 공동묘지 산책 - 뻬흐 라쉐즈

여러분은 '공동묘지' 하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위 사진처럼 으스스한 분위기에 뭔가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하지만 안심하세요! 오늘 소개해드릴 장소는 전혀 무섭지 않은 파리의 공동묘지 "뻬흐 라쉐즈(Pere Lachaise)" 입니다!


"Cimetière du Père Lachaise"  

주소 : 8 Boulevard de Menilmontant, 75020 Paris

파리 20구에 있고 가까운 지하철  역은 2호선, 3호선 'Père Lachaise' 역이 있어요.


묘지의 정문은 이렇게 생겼어요! 공동묘지이다 보니까 따로 입장료는 받지 않았어요. 저는 2017년에 이곳을 방문했었는데, 어떤 사람의 무덤을 보려고 갔었어요.


오스카 와일드 (1854 - 1900)


혹시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라는 작가를 아시나요?

그대 자신이 되어라. 나머지는 모두 다른 사람의 몫이다.

위와 같이 많은 명언을 남긴 오스카 와일드는 "예술을 위한 예술"을 추구하고 탐미주의를 일관했던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입니다. 대표 작품으로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행복한 왕자> 등이 있어요. 유미주의자이자 탁월한 필력으로 명성을 날린 그였지만, 동성애 유죄 판결을 받고 파리로 망명 후, 예전의 창작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한 호텔방에서 뇌수막염에 걸려 사망합니다.  그의 시신은 이곳 뻬흐 라쉐즈에 영원히 잠들게 됩니다.


이러한 와일드의 묘비에 1999년 한 여성이 입술 자국을 남겼고, 이는 무덤을 방문한 여성들에게 일종의 유행이 되어버렸어요. 지우고 지워도 계속 생겨나는 입술 자국때문에, 결국 2011년 이후로 유리벽이 설치됩니다.


저는 2017년에 방문했으니, 당연히 이렇게 유리벽이 설치되어 있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유리에도 많은 키스자국이 있었답니다..


에디트 피아프 (1915 - 1963)

이 묘지에는 와일드 말고도 '장밋빛 인생' 으로 너무나도 잘 알려진 프랑스의 가수 에디트 피아프를 비롯해, 쇼팽, 짐 모리슨 등 한 시대의 예술과 문학을 풍미한 많은 사람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사실 저는 오스카 와일드 말고 다른 유명인사들의 무덤에 별로 관심은 없었어요. 제가 이곳이 좋았던 진짜 이유는 공동묘지 자체의 분위기였으니까요!


묘지 이곳 저곳을 걸으면, 뭔가 엄숙한 분위기 속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나의 삶, 예술, 행복, 불행 등 오만가지에 대한 잡다한 생각을 하고, 또 그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그런 장소 이더라구요!


그리고 이곳은 똑같이 생긴 묘비가 단 한개도 없어요! 길을 걸으며 각자 다르게 생긴 묘비들은 보면서, 이곳에 묻힌 사람들은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상상해 보기도 했어요.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 상황에 어울리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묘지 이곳 저곳을 다니며 눈으로 들어오는 수많은 시각 정보가 생각의 틀을 제공하더구요! 사진속의 한 줄기 빛마저도 말이죠!  


파리를 여행하다 문득 자신의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뻬흐 라쉐즈를 걸으면서 사색해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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