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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치 Mar 27. 2021

찔레에게

2021년 1월 14일



오늘은  찔레라고 부르기로 했어. 때때로 다정하고 때때로는 무정한 나의 찔레. 너를 배롱이라고 불러도 좋겠고 오늘 알게  귀여운 이름인 픽시라임이라고 불러도 좋겠어. 아니면 너를  닮은 여우의 이름을 써도 좋겠지. 그렇지만  이름은 아주 획이 곧고  안에서 부드럽게 메아리치는 물결 같아.  끝이 앞니를  치는  감각이 익숙해. 너는  이름을 싫어해서 바꾸는 일도 고려했었다고 하지만,  눈동자와 부드러운 뺨을 바라보다 보면   이름을 부르는  망설이지 않을  있어. 말랑하고 고운 너의 몸을  끌어안고 마른 등을 토닥일 때면 내가 너의 유일한 도피처인  굴게 .  문장들은 오롯이 네게 귀속된 힘이야. 나를 울게 하고 웃게 하고 사무치게 외롭게 만들다 어느 순간 전율하게 만드는  몫의 지분이야. 너를 잃은 나를 상상하는  상상할  없을 정도로 깊은 수렁이어서, 네게 속수무책으로 빠져들 때마다  번씩이나 뒤로 물러섰었어. 이것저것 계산하고, 상처 받지 않으려고 앞서 나간 채로 모진 말을  가슴에 꽂았어. 너에겐 사랑의 말이든 증오의 말이든 어떤 것이든지 내뱉었어. 그래서 너는  밑바닥부터 견뎌야 했어.
나의 찔레. 나의 구속과 집착과 지난한 감정의 골들 앞에서 예의  표정으로 나를 주시할 ,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달려가 너를 껴안고만 싶어져. 너의 손을 맞잡은 채로, 따뜻하고 해가 드는 어디든 데려가 반짝이는  웃음을 붙잡아오고 싶어져.
어느 순간에는 말야,  사랑이  불타 꺼져가는 장작 같이 변해도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겠구나... 그런 생각에  잠기곤 .
우습고 따분한 말버릇 같아 보이지만 재차 말할게. 너를 만나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어? 너를 만나지 않고 맞이할 뻔했던 스물여덟의 나를 생각하면 있지, ... 그런 상상은 그만 하는  좋겠어.
네가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 오래 나보다 오래 오래  세상에  붙이고 살아가기를 비는 마음을 이곳저곳에 숨겼어.
있지. 찔레! 너를 사랑하고 있어. 너를 울게 하는 일들은  내가 맞서고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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