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들의 이름도, 구름들의 이름도, 별들의 이름도 좋지만 난 요즘 식물들의 이름이 그렇게 좋아.
오샤베라고도 줄여 부르는 오렌지 샤워 베고니아를 데려왔어.
왠지 오렌지 셔벗 같은 느낌을 주는 오샤베... 오렌지 샤워라는 이름을 알게 되면 너무 사랑스러운 이파리를 잔뜩 흠모하게 돼.
일주일에 세 번만 연다는 식물가게를 훔쳐보게 돼.
월요일 세 시 반에 그곳으로 달려가게 해.
귀여운 무늬 둥굴레와 보송보송한 베고니아들, 하늘거리는 고사리들과 키가 크고 낭창낭창한 아스파라거스 미리오 클라두스.
여름은 여름인가봐.
따사롭다 못해 작열하듯 뜨거운 햇빛이, 창문 너머 식물들의 콧잔등에 도달하는 계절인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