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는 더 이상 뽑지 않을 것이다.
RA.
Research Assistant의 준말입니다.
컨설팅 업체에서 RA는 항상 필요합니다.
A라는 고객이 있습니다. 고객은 'A+' 이라는 서비스를 한 번 론칭해보고 싶습니다. 본인이 영국 MBA에서 봤던 서비스입니다. 근데 이 서비스는 한국에는 한 번도 없던 서비스이고, 담당도 없었고, 그냥 머릿속에 있는 것입니다. 고객은 컨설턴트에게 묻습니다.
"이거 … 에이플 비슷한 서비스가 영국에 있던데, 유럽에도 있던거에요? 얘네는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돼요? 우리가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이제 -어제까지만 해도 에이플을 모르던- 컨설턴트는 갑자기 에이플 전문가가 되어서 '이번달 말일'까지 장표로 보여주겠다고 약속 합니다. 그리고 바로 RA를 불러서 '영국' '에이플' '유럽'이라는 키워드를 던져줍니다. 본인은 에이플을 한국에 런칭하기 위한 로직을 짜야 하니 이런 소위 말해 짜치는 일(?)은 RA를 시키는 게 맞습니다.
-대학교 여름방학인- RA는 컨설턴트의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미션을 받았으니 열심히 영국, 에이플, 유럽을 찾아봅니다. 그런데 키워드 검색이 잘 안됩니다. 기사도 딱 한 줄 나옵니다. 비즈니스 모델?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밤새서 겨우 장표로 치면 한 장을 그려봅니다. 다음 날 -역시 다른 일로 밤을 샌- 컨설턴트는 장표를 보고 한숨 한 번 쉽니다.
'여태 이거한 거에요..?'
그런데 이제 Chat GPT와 함께하면 간단합니다.
Please explain A+ service in UK. (영국에 에이플 서비스가 뭐니?)
- A+ is a service that~~~~~~~~~~~~~~~~~~ (에이플은 ~~~~~~ )
Then please list up the similar service in Europe. (그럼 유럽에 비슷한 서비스 내놔라.)
- 1. B+ in Finland
2. C+ in Germany ...
...... (핀란드에 비플, 독일에 씨플.... 등등이 있습니다..)
▲ 유럽 內 전기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Chat GPT에 물어보았을 때 답변 中
물론 현재로서는 기능의 한계도 있고, 데이터가 2021년까지라는 게 한계이지만 Chap GPT는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로서도 이미 주요 기업의 이름을 나열해주는 것 자체가 적어도 3시간어치의 업무를 1초만에 수행해준 것이나 마찬가지죠.
나중에는 키워드 몇 개만 넣어도 참고 사이트는 물론 장표까지 그려주는 AI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처음에는 RA가 없어지고, 그 다음에는 컨설턴트가 사라지지 않을까요? 혹은 컨설턴트는 AI의 답변을 정리하는 게 주요 업무가 될 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해외 벤치마킹에서는요. (하지만 지금 AI의 발전 속도를 보면 더 심오하고 창의적인 결과물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저희 회사 여러 컨설턴트들은 모니터 한 쪽에 Chat GPT를 켜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컨설턴트로서의 새로운 역량은 무엇일까요?
AI보다 더 논리적이고, 더 서칭을 잘하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능력, 이 하나만큼은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적절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는 많은 질문을 먼저 던져봐야 합니다. 시답잖은 질문일 수도 있고, AI가 영 이해하지 못하는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많은 질문을 던져본 자가 좋은 질문도 할 수 있을 것이기에, 오늘도 저의 전용 RA, Chat GPT와 함께 일하면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봅니다.
(그래도 다행이야... 아직 점심 메뉴 추천을 못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