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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얀 Jun 10. 2022

'퍼스널 브랜딩' 하지 마라  

미치게 만드는 브랜드 (OBSESSED)

브랜드는 속임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 브랜드는 제품의 본모습을 유쾌하게 표현하는 수단이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삶에서 긍정의 힘이 되어야 한다.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는 기능과 감성을 자연스럽게 결합한다. 제품은 제 할 일을 정확히, 누구보다 뛰어나게 해내고 브랜드는 그 세계의 일원이 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준다.

미치게 만드는 브랜드(원제: OBSESSED)_ 에밀리 헤이워드


나는 어릴 때부터 배배 꼬인 구석이 있어서 "브랜딩"이나 "마케팅" 같은 단어를 들으면 "어떻게든 무엇을 팔아먹으려고 과장된 포장과 연출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작년까지도 그런 마인드였다. 경제/경영서 중에서도 브랜딩과 마케팅을 이야기하는 책은 작년부터 꽤 보기 시작했는데, 이것 역시 뭔가를 배우겠다는 자세가보단 "일단 뭐라고 하는지 들어는 보겠다, 그리고 내가 반박해 줄게." 요런 마음이었다. 아직도 책 외에는 무언가를 자신 있게 팔지 못하겠다고 생각하는 나는, 그래서 사업자를 내고도 아직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했다.


요즘처럼 사용하는 SNS이 많고, 기업만큼 개인이 파급력을 가지는 인플루언서 시대가 되다 보니 핸드폰을 켰다 하면 자잘한 광고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요즘 어르신들 사이에선 "재수 없으면 120살까지 산다"는 말이 유행이라고 하던데 우리 세대 역시 (지구가 버텨 주기만 한다면) 120세까지는 끄떡없이 살 것 같다. 그래서인지 회사를 벗어나서도 먹고살 수 있도록 모두가 퍼스널 브랜딩에 열을 올린다. 관련 컨텐츠들도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본인만의 퍼스널 컬러를 정해서 인스타 피드를 꾸미고, 사적인 계정 외에 부업 관련 계정을 파서 "일관성"을 토대로 차곡차곡 정보를 쌓아 알리고. 그렇게 커뮤니티를 모으라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에게 애칭을 지어주고 그들에게서 돈을 걷는다. 마케팅과 브랜딩에 크게 관심이 없던 나조차도 이런 공식을 알아 버렸다면 이미 이 방식은 죽은 방식이다. 마치, 쇼미 더 머니에서 "어 - 느새! 부터 힙!합!은 안 멋져"라고 말하는 GD를 삼킨 찬혁처럼, 나는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하나도 특별하지 않고, 똑같은 공식의 복제물처럼 느껴진다. '엘리베이터 피치'처럼 30초만에 투자자와 소비자를 사로잡을 만한 대단한 스토리라는 것도 이제는 다 뻔하고 뻔하다. 제대로 먹혀들만한 '스토리'도 이젠 바닥이 났고 투자자들과 소비자들도 이젠 너무 많이 보고 들어 버렸다.


이렇다 보니, 본인만의 퍼스널 컬러를 정한 순간,  색을 다시 버릴  있어야 오히려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것이 먹혀들  있을  같다.  팬으로 이루어진 커뮤니티에서 돈을 뽑아 내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야 진짜 마케팅이 시작될  있을  같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의 내리지 않는 , 일관성보다는 빠른 변화를 몸으로 바로 흡수해내고 나의 생각을 정리해낼  있을 . 차라리  쪽이   시절의 퍼스널 브랜딩으로 설득력을 가질  있을  같다. 아니, 사실 나는  모르겠다.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질수록 무엇도 확신할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사실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나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며 살고 싶다. 아직까지는. 나는 아직 그런 사람인  같다.  







p.14 브랜드의 중요성을 전통적인 '브랜딩', 즉 이름, 로고, 서체색, 슬로건과 혼동하지 말자. 이런 요소들은 무척 중요하긴 하지만 전체 중 한 부분일 뿐이며, 브랜드의 본질을 겉으로 표현하는 수단일 뿐이다. 사람들 눈에 보이는 부분이 있고(중요함) 사람들이 느끼는 부분(더 중요함!)이 있다. 앞서가는 브랜드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담기 때문에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그래서 브랜드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기업 본연의 가치관이 무엇인지를 뜻한다.


p. 62 훌륭한 브랜딩은 안에서 시작해 찬찬히 밖으로 나와야 한다. 먼저 회사 고유의 특성을 이해한 다음, 어떻게 하면 그 개성을 감성적 울림이 있는 이야기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p. 29 창업자가 먼저 브랜드가 대변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그 가치가 대체 왜 중요한지 절절히 고민하지 않고서는 이런 표현수단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p. 69 브랜드를 소개할 때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다른 브랜드와의 관계를 내세우는 것이다. 예컨대 '트위터와 핀터레스트의 결합에 우버를 살짝 입힌 거죠' ...... 이건 정말 아니다.


p. 160 브랜드의 정체성뿐 아니라 정체성에서 제외할 요소도 정의해야 한다. 그러면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내세우는지 명확해진다. 모든 사람이 당신을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한 번 좋아한 사람들은 팬이 될 것이다.


p. 209 우리는 성공하려면 예전 방식을 완전히 뒤집고 새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p. 224 기존 질서를 깨는 브랜드가 어느 순간 마주해야 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어떻게 해야 사업이 성장하면서도 반항 정신을 유지하는가이다. 오늘날에는 수없이 많은 브랜드가 산업의 기존 방식에 반발하면서 등장하며, 그 사업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비효육적인 면을 찾아 고치려 한다. 몸집이 작고 어설프고 새로울 때는 관습을 무시하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고안하지 훨씬 쉽다.


p.225 그러니 위험을 안고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이 더 쉬운 정도가 아니라 필수다. 눈에 띄려면 과감한 수를 두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시선조차 끌지 못한다.




'브랜딩'에 관한 책 중에 가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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