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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틀스타 Oct 28. 2023

[생후8일차] 아기를 만지고 안는 것이 무서운 초보엄마

반짝이 태어난 지 8일차 = 엄마된 지 8일 차

No 22. 엄마가 아기에게 쓰는 편지 

2023. 9. 21. 목 (PM 11:33)


반짝이가 태어난 지 8일차, 엄마 된 지 8일차. 


아기의 목과 머리를 만지는 것이 무서워서 머리에 끼우진 못하고, 걸쳐둔 머리띠 :)


반짝아, 오늘은 9월 21일 목요일 지금 시간은 저녁 10시 5분이야. 네가 태어난 지 벌써 8일차라니. 엄마는 믿기지가 않아. 내 뱃속에서 나온지 하루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어느 덧 너가 태어난 지 8일이 되었네! 반짝아, 우리 집에 찾아와주고 나의 딸이 되어주어서 너무너무 고마워.


엄마가 된 지 8일 차인데, 나는 요즘 자주 눈물이 흘러. 너랑 있을 때는 너만 보다가 너가 신생아실에 있을 때는 핸드폰으로 네 사진만 계속 보게 돼! 이렇게 소중한 아가가 나의 아가라는 것이 너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해서 엄마가 자꾸 눈물이 나. 내가 우리 아가한테 잘 해줄 수 있을까, 우리 아가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 아가에게 행복한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고, 우리 아가가 씩씩하고 담대해서 어려운 일도 잘 헤쳐나갔으면 좋겠어. 그래서 오늘도 엄마는 너에게 수유를 하면서 귀에다가 대고 이렇게 얘기했어. 기억나 ?? ^^


눈동자를 굴리며 초점책 보는 아기, 눈이 땡글땡글

귀여운 엄마의 아가 반짝아, 예진아!


오늘은 엄마가 처음으로 너가 쩌렁쩌렁 우는 울음 소리를 들었어. 네가 태어나기 전에 육아서에서 봤는데 신생아 때에는 먹고, 자고, 싸고를 잘 해주면 된다고 했는데 막상 진짜 겪어 보니 정말 그렇더라구. 너가 쩌렁 쩌렁 울길래 기저귀를 확인했더니 살짝 방구를 끼면서 응가가 나온 것 같더라구. 그래서 엄마가 부랴부랴 기저귀를 갈았지. 그리고 네가 또 울어서 잔뜩 손과 발이 나온 속싸개를 다시 싸매주었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가 또 쩌렁쩌렁 울어서 밥을 먹였지! 꿀떡꿀떡 너무너무 잘 먹는 거야. 배가 고팠던 게 제일 큰 이유였던 것 같아. 이렇게 너에게 또 한 가지를 배워 간다. 


아기야. 엄마가 너를 만나고 조리원의 엄마 방에 들어와 누워있으면 목 근처에서 너의 냄새가 나. 분유 냄새인지, 너의 토냄새인지 아직 잘 모르겠는데 시큰시큰한 냄새인데 그게 너무 좋은 거야. 그럼 너가 그리워서 냄새를 킁킁 맡아 ㅎㅎ 너가 너무너무 좋아서 엄마는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거 있지? (아기를 낳고 나면 호르몬으로 인해 눈물이 많아진다는데, 호르몬 때문이라 해도 엄마는 너가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나와)


오늘 조리원에서 무료로 아기 사진을 찍어준다길래 우리 아기 사진을 찍었어. 그런데 너가 눈을 똘망똘망 뜨고 있으니까 사진 찍어주시는 분들도 “어머 눈을 똘망똘망 뜨고 있네? 어쩜 이렇게 오래 뜨고있지?” 웃으시면서 사진을 찍으시더라. 


엄마가 오늘 너한테 너무 말을 너무 많이 시켜서 인지 너가 오랫동안 눈을 뜨고 있더라구. 그래서 준비해간 초점책도 꺼내서 보여줬는데, (영상으로 찍어놨는데) 너가 진짜 오랫동안 눈동자를 굴려가면서 책을 열심히 보는 거야. 너무 신기한 아기의 세계. 내일은 오늘보다 더 푹 자길!



너를 낳은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8일차라니. 지금은 코로나 라는 전염병 때문에 조리원 안에 아빠가 같이 들어올 수가 없대. 그래서 엄마는 아빠랑 카톡을 하고 전화를 자주 하고 있어. 오늘 아빠가 엄마한테 물건을 갖다주러 잠깐 조리원에 왔어. 남편 만나면 강제 퇴실이라 그래서 정말 잠깐 아빠한테 물건만 받고 후다닥 들어왔는데 아빠 보니까 엄마가 또 눈물이 흐르는 거야. 엄마는 반짝이도 보고 싶고, 엄마의 정신적 지주인 아빠도 너무 보고 싶어 ㅠㅠ 


오늘 엄마는 조리원에서 사람들이랑 디저트 뷔페를 같이 먹었어. 그전에는 엄마도 이 생활에 적응하고 기운도 없고 바빠서 사람들을 만날 새가 없었는데, 이제는 엄마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욕구가 커져서 엄마가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지. 그래서 이렇게 셋이 폭풍 수다를 떨었어 ㅎㅎ 각자 출산 이야기, 아기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앞으로 잘 할 수 있을지 걱정과 불안들…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엄마도 표현을 하니까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야. 


원래는 조리원을 나가는 날, 딱 산후도우미 이모님을 신청했는데 반짝이가 일주일 일찍 태어나면서 조리원 나가는 날이 추석 시작날로 바뀌었지. 빨간 날, 연휴이다 보니까 이모님을 찾기가 어렵더라구. 다들 쉬는 날이라. 그래서 엄마랑 아빠는 조리원 나가자마자 우리 반짝이를 잘 볼 수 있을까 걱정이 돼. 어떻게든 이모님을 구하거나 조리원을 연장할 계획이야 반짝아 ㅎㅎ 그래도 처음이라 우리 둘이 우당탕탕하는 것보다는 이모님과 함께 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아. 아빠랑 엄마가 잘 배워서 반짝이 잘 돌볼게!! 


반짝이가 태어난 지 8일차 되는 오늘은, 엄마가 엄마 된지 8일차 되는 날이기도 해. 


아직 많이 부족하고 서투르고 엉성한 엄마야. 앞으로도 많은 날들을 그렇게 보내겠지만, 누구보다 너를 사랑으로 돌봐주고 지켜보기 위해 최선을 다할게. 아빠랑 전화 통화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어. 우리 아기가 태어나니까 “더욱더 건강해서 오래오래 살아야 겠다구.” 육아는 체력전이라고 했다. 엄마랑 아빠가 체력 길러서 우리 반짝이를 사랑하는 일에 부족함이 없도록 할게. 사랑해 아기야!! 너의 엄마가 될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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