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運命)의 주사위들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영화를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검프 엄마가 임종에 앞서 검프에게 이런 말을 한다. “너무 두려워하지 마라. 죽음도 단지 인생의 일부란다. 네 엄마가 된 것도 나도 모르는 운명이었어,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검프 너는 너의 운명을 잘 개척해 왔어, 신이 주신 능력으로 최선을 다 해라.” “제 운명은 뭐죠?”라고 검프가 질문하자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거야. 네가 무엇을 고를지 아무도 모른다”라고 대답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검프이지만, 검프 엄마가 대단한 사람이라 느낀다. IQ 75인 어린 검프에게 다른 사람과 같고, 차이가 없다고 가리킨다.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검프는 좀 우연적 요소가 겹치지만, 남들보다 빨리 달리는 재능으로 풋볼선수로 대학까지 졸업한다. 이후 자원입대하여 베트남에 가서 전우들을 구하고 훈장까지 받는다. 또한 부상으로 치료를 받던 중 우연히 탁구를 배우게 되는데 남다른 반사신경과 집중력으로 탁구선수로 유명해지고 돈도 좀 번다.
검프는 제대하고 나서 베트남에서 죽은 절친 부바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우잡이 배를 한 척 산다. 이때 댄 중위도 새우잡이에 합류하게 되는데, 전투에서 검프가 목숨을 구해준 소대장이다. 그 당시 전투에서 두 다리를 잃고 절망하며, 왜 자신을 구했느냐고 검프를 원망했다. 자신은 그곳에서 죽을 운명이었고, 두 다리 없이 무엇을 하겠느냐 스스로 고통에 빠져 살았다. 이후 시간이 흘러 그때 구해준 것을 감사하고, 검프와 새우 사업으로 큰돈을 벌게 된다.
검프에게 어릴 때부터 많은 영향을 미친 제니라는 여자 친구가 있다. 검프가 베트남에 가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너는 사랑을 모른다고 무시한다. 그녀가 꾸고 있는 꿈에서 검프는 부족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다가 검프의 아들을 낳고, 결국 죽기 전에 검프와 결혼을 한다. 그녀는 검프의 삶에 있어서 엄마 다음으로 정신적 의지처였다. 그러나 그녀는 불우했던 가정환경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해 계속 방황하게 된다.
포레스트 검프 영화의 핵심 주인공 4명을 살펴보면 과연 운명(運命)이란 무엇인지? 사전에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것에 의하여 정하여져 있는 목숨이나 처지’라고 쓰여있다. 나는 인간이 죽는다는 것을 제외하고, 인생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일들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단지, 인간의 의지가 반영되어 있는 3개의 주사위를 던져 총합이 높고, 같은 숫자가 나오는 운을 기다리는 확률게임처럼 보인다. 좀 오버인가?
나는 주사위의 의미를 이렇게 생각한다. 첫 번째 주사위는 자신이 쌓는 경험 수준이다. 여기에는 지식, 재능, 리더십, 행동 등도 포함된다. 두 번째 주사위는 판단 수준이다.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때를 맞추고 결정 및 선택하는 지혜와 용기다. 세 번째 주사위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 수준이다. 즉, 사람과의 관계 수준과 보유한 자산 등을 말한다. 문제는 각각의 주사위가 현재 자신의 수준을 나타내며, 각 면의 번호는 6까지 적혀 있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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