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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옹 May 15. 2024

밥과 애호박나물뿐

내가 먹을 것은 이것뿐이구나


 왜 이렇게 반찬 만들기가 귀찮을까. 평일에는 늦잠을 자면 아침을 거르고, 점심은 보통 남편과 같이 사 먹는다. 저녁에는 가족들 다 같이 모여서 맛있는 저녁 한 끼를 먹곤 한다. 그런데 저녁 준비하는 시간에는 아들이 늘 힘들어한다. 배고프다고 고함을 세게 지른다. 분명 어린이집에서 죽, 밥, 간식까지 많이 먹었을 텐데 왜 이렇게 배고파하는 걸까?


 그래서 남편과 좋은 방법을 생각해 냈다. 바로 한 명이 밥을 하면, 한 명이 집중적으로 육아를 하는 것. 그렇게 했더니 아들이 밥 달라고 심하게 고함지르지 않는다. 자칫 잘못하면 그 고함소리에 귀가 아프고 머리가 아파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그 소리를 안 듣게 해야 한다. 


 그것만 집중하다 보니 채식 반찬 만드는 걸 신경 쓰지 못했다. 내가 먹을 것은 밥과 애호박나물뿐이다. 맙소사 이럴 수가. (물론 내가 완벽한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보니 가끔 고기를 먹기는 하는데, 이때는 왠지 철저하게 채식을 하고 싶었다.) 


 무슨 반찬을 만들지, 나는 밥 먹을 때 뭐랑 같이 먹을지 생각을 안 하다 보니 생긴 일이다. 그 생각할 시간에 다른 것에 더 신경을 썼다. 다행히도 그렇게 해도 먹을 만 하기는 했다. 밥에 찹쌀을 꽤 넣어서 오래오래 씹으면 먹을만하다.


 채식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는 걸 또 한 번 깨닫는 순간이다.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먹을 음식을 만들거나 (혹은 손질하거나) 돈이 많아서 간편한 비건 음식을 사 먹어야 한다. 나는 돈이 많은 편이 아니니, 조금만 더 부지런을 떨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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