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서 문과로 살아남기 9장
성장을 해야 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에게는 매우 단순한 이유 하나가 있다.
"부자가 되고 싶어서다."
저급해 보일 수 있겠지만서도 솔직한 내 감정은 이게 맞다.
성공적인 커리어와 함께 부와 명예를 차근차근 쟁취해 나가는 삶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갖고 싶은 궁극적인 목적이 단순히 월급 하고만 연결된다.
매달 더 많은 돈을 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다.
얼마 전 "회사에서 나라는 부동산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결국 직장생활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 가치관이 정확하게 이와 일치한다.
직장생활이라는 것을 배제하고 보더라도,
내가 바라는 인생의 큰 지향점은 일단 '부자'에 있다.
때문에 나는 정말 많은 시간을 이 '부자'라는 지향점을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편이다.
나를 하나의 사업체로 볼 때 이 전략은 정말 너무나 다양하고,
그에 따른 리스크도 수없기에,
선택의 순간에 매번 회피하며 결국 출근하러 가게 되는 듯하다.
그러다 긴 휴가를 갔다 오고 날 때면 항상 큰 고민에 빠진다.
내가 너무 관성에 젖어 있던 것은 아닌가?
삶의 방식이 진짜 이거 하나뿐일까?
어차피 부자가 되고 싶은 거면 다른 길도 있지 않을까?
대부분 그렇지 않은가, 자유가 길어지면 더 넓은 비전을 한 번씩 생각하는 것 말이다.
이러다 결국 내 삶의 전략에 대해서 생각해 왔던 모든 루트를 정리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단순히 이렇게 머릿속에 뱅뱅 돌기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제일 중요한 요인 네 가지 "시간, 리스크, 기대수익, 자아실현"에 따라,
나름의 점수를 매겨 보았다.
사실 뭐 완벽하게 결론이 내려지진 않았으나,
상대적으로 내가 선호하지 않는 삶의 방식이 무엇인지 알기에는 도움이 되었던 듯하다.
정리된 표와 함께 하나씩 보도록 하겠다.
아마 유능한 사람들은 더 많은 삶의 방식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 리스크는 최악의 상황 나에게 남는 월급/자산을 가정했다.
* 기대수익은 '내'가 기대하는 수익이며, 실제 사람들이 받는 수익과 다를 게 100%다.
* 시간/리스크는 Negative 요인(-), 기대수익/자아실현은 Positive 요인(+)으로 계산했다.
ex) 시간(1), 리스크(1), 기대수익(2), 자아실현(1) = -1-1+2+1 = 1
항상 MBA를 한번 도전해서 몸값을 끌어올릴까 갈망이 있었는데,
이 방식은 시간도 많이 들되, 그 비용을 건지지 못하고 다시 제로가 될 수 있는 큰 리스크가 있어 보였다.
더구나 기대수익이 크지 않기도 하고 말이다.
다만 배우고 싶었던 학문을 배운다는 점은 어느 정도 자아를 실현시켜 주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하지만 너무 높은 시간(비용), 리스크로 낮은 점수가 되었다
그 외 이직을 통한 기회 발굴은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작으나,
기대 수익이 크게 올라가지 않고 자아실현도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하고 싶은 일이나 도메인 보다 기회를 보아야 하고, 현 상황에서 크게 높은 연봉을 받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현재 사내에서 최고가 되고자 노력하는 것도
들어가는 시간에 비해 기대 수익과 자아실현 정도가 낮을 것 같았다.
직장인의 월급의 정점의 수준에 대한 기대가 크게 높지 않고,
그 과정에서 내 자아가 크게 실현된다기보다 그저 성공을 위해 달려가는 기관차 같을 것이라 보였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했었다.
"아 다 때려치우고 회계사 준비해 버려?"
그런데 이번에 한번 정리해 보니, 생각보다 이를 위험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들 것이 뻔했다.
그리 뛰어나지 않은 머리를 가진 탓에 공부에는 2-3년이 소요될 것이고,
실패하면 더 소요될 것이다.
더불어 있는 돈을 까먹으면서 살아야 하고 추가 수입은 없는지라
최악의 상황(리스크) 나에게 남게 되는 것은 제로 플러스 경력 단절이 보였다.
성공을 한다면 수익 상승이 있겠지만
최근 일반 대기업 사무직 대비 큰 상승이 있어 보이진 않았고
그래도 내가 꿈꿔왔던 '전문직' '숫자쟁이'이라는 관심사를 채워줄 것은 같았다.
하지만, 종합적으로 나의 비선호 진로 루트로 남게 되었다.
창업은 매일 같이 꿈꿔오고 해보고 싶은 일이기는 한데,
아이템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이 많았다.
크게 세 가지 정도였다.
자영업, 컨설팅, 에이전시 등으로 대표되는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사업
지금 내가 몸 담고 있고 어느 정도 진입장벽이 있긴 한 소프트웨어 사업
초기 자본 투여가 필요하고 상대적으로 기회비용이 큰 제조업.
세 가지 다 들어가는 시간도, 리스크도 크다는 생각이었다.
제조업은 공부에 들어가는 시간이 더 많이 들어가긴 할 것이다.
(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에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 제조업을 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수익과 자아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어,
가장 높은 점수를 주게 되었다.
'비교적 덜' 포화상태이고 경쟁자 출현이 '비교적 덜' 발생할 것 같았다.
더불어 오랜 시간 실물을 장신정신으로 갈고닦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런 성향에 매우 잘 어울리는 일 중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좋아하는 업종은 이런 것이구나. 알 수 있었다.
밖에서는 도전적인 활동을 즐기면서,
인생의 투자에서는 비교적 소극적인 것이 마치 나 같은 사진이었다.
그래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직장을 다니면서 무언가를 '병행'하는 것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왔다.
고정 수입을 잃지 않을 수 있어서 리스크는 줄일 수 있고,
때문에 기대 수익은 낮아지지만 적절한 자아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해오고는 했었는데,
정말 열심히 공부하며 꾸준히 투자를 하거나
사업에 대해서 생각하고 고민하여 주말을 이용해 창업하는 방식이었다.
무엇이든 지금의 일자리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이어 나간다는 것이
최대한 리스크와 행복도를 함께 줄이기를 좋아하는 내 모습이 보이는 듯하였다.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몇 가지 선호하는 삶의 전략을 찾기는 하였으나
사실 후보군 중에서 완전히 결정은 못 하였다.
투자 공부도 하고 싶고, 창업 고민도 해보고 싶고 그렇다.
그럼에도 마치 내가 나를 모르는 적 해본 셀프 체크는
나의 선호도나 가치관이 어느 쪽으로 향해 있는지를 약간은 더 선명하게 보게 해 주었다.
- 고수익이 따라오는 높은 리스크는 좋아한다.
- 일단 발부터 살짝 담가 보고 시작하는 것을 좋아한다.
- 당장 돈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준비만 하는 것을 무서워한다.
등등이다.
누군가 회사 가기 싫은 마음이 들 때,
여러 가지 상상이 온갖 나의 생각을 지배할 때 한번 해보면 좋을 것도 같다.
내 삶이라는 사업을 어떻게 경영할지 한번 전략을 짜보는 것이다.
이렇게라도 조금씩 나를 알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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