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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세연 Dec 07. 2024

봄은 눈 아래에서 피어난다.

바람은 매섭고, 하늘은 낮게 내려앉았다. 눈이 내릴 듯 말 듯, 그 차가운 공기가 피부를 파고든다. 2024년의 겨울은 그 어느 해보다 두꺼운 옷을 입어야 할 것만 같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얼어붙고, 손끝에서 더는 온기를 느끼기 어려운 날들이 이어졌다.


추위는 뼛속 깊이 스며들고, 한숨은 공기 중에 흩어지지 못한 채 고인다. 길 위의 발자국마저 얼어붙어 지워지지 않는다. 너무 긴 겨울이 이어지는 건 아닐까, 두려워진다.


그러나, 생각한다. 겨울에는 언제나 끝이 있었다. 매서운 바람은 결국 제자리를 찾고, 얼어붙은 땅에도 새싹은 돋아난다. 지금은 보이지 않아도, 봄은 눈 아래에서 반드시 피어난다.


지금의 겨울을 견뎌야 한다. 웅크리고 버티는 사람들 속에서, 불씨 하나를 찾아내야 한다. 작은 불씨가 큰 온기가 되듯, 오늘이 지나면 내일은 분명 조금 더 따뜻할 것이다.


긴 겨울이 깊어질수록, 봄은 더 강렬하게 찾아올 것이다. 얼어붙은 길 위에 선명히 남은 발자국처럼, 지나온 시간을 증명할 봄은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그 봄이, 단순한 계절이 아니라, 희망이 되기를 바라본다.


눈발 속에서도 언제나 햇살은 내리고, 봄은 눈 아래에서 반드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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