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하영 Jan 28. 2023

클래식 음악을 찾는 친구들

클래식 감상 클래스를 운영하며



"귀한 클래식 음악감상 클래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내가 너무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함께 향유하기 위해 개인적으로도, 프립을 통해서도, 문토를 통해서도, 남의집으로 통해서도 다양한 클래식 감상 클래스를 3년 정도 꾸려가고 있다. 사실 내가 이 일을 시작할 때, 이 수업의 수요가 얼만큼이고, 누가 올 것이며,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해야 할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을 하게 되었다. (전형적인 P의 행태 (^~^;)ゞ) 그래서 초반에는 정말 수업을 열어 놓고 말 그대로 공친 시간이 매우 많았다. (사실 아직도 많은 고비를 가지고 있다 ^^)

그렇게 막연하게 수업을 열어두고, 홀로 그 시간을 보내는 날들을 뒤로하고 언젠가부터 클래스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재밌는 사실은, 플랫폼을 원래부터 이용하던 친구들이 온 경우보다, 클래식 음악을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 네이버나 구글, 또는 인스타그램을 검색하다가 플랫폼을 가입해서 처음 이용하여 온 경우들이 더 많았다는 사실이다.

클래식 음악의 수요는 매우 적지만, 그들은 이러한 시간을 목말라하고 원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러한시간을 위해 정말 꽤나 멀리서도 찾아와 주었다. 나는 성수동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의 거의 중심 지역에 있는 곳이지만 다행히 지하철이 꽤나 잘 뚫려 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클래식 감상 시간을 찾아온 친구들은 인천, 부천, 의정부, 청주, 평택, 안산, 안성, 분당 등 정말 멀리서 다양한 지역에서 찾아와 주었다. 심지어 인천에서부터 10번 이상을 온 게스트분도 있었다. 매우 감사하면서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동시에 드는 일들이었다. 이러한 클래스가 그만큼 없다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 ‘︿’

최근에는 프로그램을 재정비하기 위해 잠시 닫아두고 있는데, 이따금씩 이전에 오셨던 게스트분들에게서 문의가 오는데, 언제 다시 클래스를 여는지를 물어온다. 그리고 수업 마치고도 항상 꼭 계속 열어달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했다. 너무 뭉클하고, 뿌듯하고, 감사하고, 한편으로 약간의 책임감이 드는 순간들이다.


내 클래스는 소규모고, 호스트가 꽤나 가까이 있기에, 그들은 마구마구 궁금한 것들을 쏟아낸다. 그래서 사실 준비한 자료만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싶지만 하다 보면 더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게 된다 ^^;; 그리고 정말 친구한테 이야기를 풀어내듯 클래스를 진행하다 보니 확실히 쉽고 편안하게 감상시간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서 좋아하시는 것 같다.


클래식 음악은 알면 알 수록 끌리는 매력, 마력을 지닌 음악이다. 그렇지만 혼자서 스스로 알아가기엔 매우 그 범위가 넓다. 그 시대와 나라, 각 시기 동안 음악가들과 작품의 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사실 악기를 전공한 친구들도 막상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보통 자신이 하는 음악을 공부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쏟기 때문에 그 외의 작품을 알아가기란 또 다른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나 또한 음악감상 클래스를 운영하기 위해, 사실 공부하던 시절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있다.


예전에 잠시 "클럽하우스"가 유행하던 시절, 초반에 다양한 방을 열고, 참여했던 적이 있다. 그때 클래식 음악 방이 하나 있어 참여했던 적이 있었는데, "왜 사람들은 클래식 음악을 듣지 않을까"라는 주제로 토론이 열렸었다.

모더레이터분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는데, 본질적으로 전공생도 어려운 클래식 음악을 당초 일반 대중들이 어떻게 찾아 들을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없이, "재밌는데 접근을 하지 않는다"의 푸념 같은 이야기 들이 대부분이었다. 우리나 그나마 알고 듣는 거지 일반 사람들은 작품 번호조차 하나 알아볼 수 없는 암호 같은 음악들인데 말이다. (처음에 시작했을 때 "월광소나타"가 이름 자체인 줄 아는 사람이 98%였다)

어떠한 작곡가가 있고, 그 작곡가들의 음악적 성향은 어떤 것이고, 그러면 나는 어떤 작곡가의 취향이 맞고, 그 많은 곡들의 차이점은 무엇이며, 어떤 것을 들어야 하고, 어떻게 찾아들어야 하는지 조차도 알 수 없는 정말 오래된 미지의 영역으로 보이니 말이다.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 것을 어려운 일일까?

솔직히, 쉽다!라고 단정 지어 이야기하기 어렵다. 아니, 사실 "어렵다"가 더 맞는 대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쉽게 들을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는 또 "아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음악을 있는 그대로 음악으로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감상자에게 많은 자유를 쥐어주는 클래식 음악이 더욱 쉽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클래식 음악은 다양한 사운드를 가지고 있으며, 아름다운 선율이 주어져 있고, 여러 빠르기와 리듬이 있어 그 개성이 돋보인다. 또한 가사가 없기에 스스로 감상하는 자가 떠올리는 대로 열어두고 들으면 더욱 재미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물론 본인은 어떤 음악인지, 누구의 음악인지 알고 들으면 더욱 큰 매력을 발견하고 이해하면서 들을 수 있다는 생각이 더욱 크기에 이렇게 조금이라도 클래식 음악을 쉽게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자 클래스를 운영하지만, 스스로 귀를 열고 들었을 때의 매력 또한 짙기 때문에 그저 감상자의 몫을 두는 것 또한 추천하는 바이다.


다음 글에서, 본인이 운영한 "남의집"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이 써 내려간 감상문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얼마나 천진하고, 사랑스럽고, 뛰어난 상상력을 발휘하는지 그들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다. ^^



* 리유클래식에서 운영되었던 감상 프로그램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