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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하영 Jun 11. 2024

클래식 들어야 하는 이유

듣자! 클래식!



나에게 자주 이런 얘기를 하는

분이 있다.


“류쌤은 클래식 밖에 모르는 바보다“


내가 정말 클래식 밖에 모르는 바보는 아니다.


그러나 이것을 좋아하는, 그리고 좋은 마음으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는 내 모습을 보고 그랬을 거라고 생각 한다.

(사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여서 일지도.. )


학생들과 그리고 주변 이웃들과 자주 나누는 이야기가 있다.

선생님은 대중음악은 뭘 들으세요? 클래식을 왜 좋아요?


일단 요즘 대중가요를 모른다.

지드래곤이 나와서 한 이야기를 듣고 많은 공감을 한 적이 있다.

(대중가요 가수 중에 좋아하는 가수이다.)

그는 인터뷰 중에 이야기가 있고 추억이 담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했던데에 매우 공감했다.


요즘 음악이 음악이라기 보단 하나의 퍼포먼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소비되는, 소비를 위한 문화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이 아니라 정형화된 사운드, 반복되는 알 수 없는 단어들.

짧은 모티브로 의미 없이 돌아가는 소리에는 이야기는 없다.

이 자체로도 물론 흥을 가지고, 위로를 받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취향은 아니다.


클래식 음악에는 풍부한 이야기가 있다. 사람들은 클래식 음악이 딱딱할 거라 생각하고 어렵기만 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음악감상회와 플레이리스트 나눔을 할 때 다들 매우 놀랬다.

너무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클래식음악을 접하게 되서이다.


클래식 음악은 풍성하게 울리는 볼륨 있는 화음들이 너울지는 나뭇잎의 움직임 같다.

점점 고조시켜 주는 소리의 확장은 가슴을 꽉 채워내는 것 같다.

들으면서조차 가늠하지 못하는 이러한 울림은 어떻게 상상하고 만들어내는 걸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열망, 열정, 회상, 상상, 미련, 사랑, 그리움, 위로 등 클래식 음악 안에는 여러 감정들이 담아져 있는데,

많은 일상 속에 정신을 소비하고 지친 요즘에 더욱 필요한 음악들이다.


예전에는 콘서트 현장에나 가야 들을 수 있던 귀한 음악들이 현재에는 어느 때나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찾는 이들이 없다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감격한다.

이런 음악을 남겨주고 떠나간 작곡가들에게 감사하다.

뛰어난 재능으로 그보다 뛰어나게 음악을 연주하며 좋은 앨범으로 귀를 즐겁게 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어쩔 때는 찬란했다가 어쩔 때는 심연 깊은 곳의 절망을 헤집고 나오게 된다.

소근하게 속삭이기도 하고 용기를 안겨주기도 한다.

전율적인 노을짐이기도 하고 저릿한 새벽녘이기도 하다.


특히 산책하며 자주 듣는데, 클래식 음악은 나의 일상적인 골목도, 도로변도, 공원도 그 음악의 분위기도 물들게 해 준다.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를 들으면 신비스러운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고,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면 절제되고 규칙적인 흐름에 마음의 안정을 가질 수 있고, 드뷔시의 물의 반영을 들으면 우아한 물결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모차르트의 현악 4중주를 감상하면 밝고 가벼운 발걸음을 가지게 되고, 차이코프스키의 세레나데를 들으면 환희에 찬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에게 매일 한 곡 씩 곡을 골라 들려주는 일을 할 때는, 너무 골라주기 힘들었다.

다 들려주고 싶어서.

이 곡은 이래서 좋고, 저 곡은 저래서 좋고.


처음엔 잘 들리지 않는다.

한 번 들어서는 알 수 없다.

한 번, 두 번 듣고, 일 주일 뒤에 다시 들어보고

좋아하는 부분이 생기고, 곡의 전개가 들리고, 악기의 소리가 들리고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친해지면 어느샌가 음악에 취하게 된다.


그리고 음악의 색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작곡가의, 연주자의 절절한 감정에 동화되기 시작한다.

우리는 다양한 감정을 느낄 필요가 있고, 풍부한 감수성을 가져야 한다.


요즘은 워낙 짧은 것, 빠른 것에 익숙해져 있다.

클래식 음악은 길다.

물론 짧은 음악도 있지만.

처음에 사람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소개할 때 괜히 나도

“음악이 길죠?”

라며 멋쩍어하며 편하게 음악을 다 듣지 않아도 된다고 감상을 해도 된다고 말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우리는 훈련해야 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것에서  느림을 배우고,

각기 다른 리듬을 가진 음악이 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훈련을 해야 한다.

기나긴 이야기의 여정에 많은 생각을 떠올리고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음악 안에서 위안을 받고, 영감을 받을 수 있다.

그것을 원한다면 클래식 음악을 즐기면 된다.


나는 클래식이 좋다.


https://youtu.be/wdX5mrp8uE0?si=ZOkBP3jeKzD4_dk4

라벨 | 다프니스와 클로에



https://youtu.be/YWpU-kXLXko?si=v7tfkTU3UV3_U9mI

드뷔시 | 물의 반영



https://youtu.be/Y7BjlA0gDvg?si=a5oqU6YeqDbBYvjR

배토벤 피아노 소나타 2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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