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그니pogni Jan 28. 2023

예수의 제자 성도마는 어쩌다가 인도까지 오게 됐을까??

인도라서 안 괜찮아 #4. St. Thomas 이야기




과연 모든 인도인들은 힌두교일까?!



나도 그랬고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인도에 출장이든 여행을 가게 된다면 '인도인 = 힌두교인'이란 생각을 갖고 출발할 것이다. 이는 마치 '나마스떼'란 힌디어 인사말을 모든 인도인들이 다 알아들을 것이다란 생각과 같은 의미다.


실제로 인도는 미국처럼 여러 개의 주로 이뤄져 있으며, 공식적으로 인도어로 인정받는 언어만 20가지가 넘는다. 주(州)의 경계만 넘어가도 같은 인도인이지만,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 예를 들어, 현대차 공장이 있는 타밀나두州(Tamil Nadu) 그리고 기아차 공장이 있는 안드라프라데시州(Andhra Pradesh) 현지 직원끼리 만나면 영어를 쓰지 않는 이상 서로 말을 못 알아듣는다.


나는 이와 관련해서 진지하게 인도 출장을 가면 인도법인 현지 직원 Ravi와 Thirupathi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던 적이 있다. 그들의 의견은 영국, 포르투갈 등 서구의 열강들이 인도를 수탈한 것은 분명히 나쁜 일이지만 영어란 공용어가 아니었으면 10억이 넘는 인구가 인도인이란 하나의 끈으로 묶이지 않아 서로 분열됐을 수도 있다고 얘기를 전했다.



구글 india religion percentage 2022 검색 결과



어쨌든 이와 마찬가지 관점으로 구글링을 해보니, '인도인 ≠ 힌두교인'이란 결과값이 나왔다. 그리고 통계 집계가 어려운 인도 특성상 2011년도 자료지만, 의외로 80%가 넘지 않는 비율이 힌두교도인이란 놀라운 결과값을 접하게 됐다.


과거 이슬람교를 국교로 했던 인도의 근대 통일 국가인 델리술탄왕국, 무굴제국의 영향으로 본래 인도에는 무슬림이 많은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인도가 이슬람교를 믿는 인구가 대다수인 곳이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로 분리 독립했기 때문에 무슬림 비율이 10%가 넘는다는 것이 놀라웠다.


또한, 인도에서 탄생한 시크교, 자이나교, 불교의 비율보다 기독교인의 숫자가 3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인도 첸나이 관광지 중에는 기독교 성지가 하나 있다.




성 토마스 대성당(Santhome Cathedral) 외관
성 토마스 대성당(Santhome Cathedral) 내부




예수의 제자, 성도마 무덤 위에 세워진
성 토마스 대성당(Santhome Cathedral)



나는 인도 출장이 너무 힘들었기에 마치 인도여행을 가는 것처럼 생각하며 갔다. 물론 처음에는 아무래도 첫 출장이다 보니 진짜 여행처럼 느껴지긴 했었다. 그런데, 네이버에 인도 첸나이 가볼 만한 곳을 검색하거나 트립어드바이저로 첸나이 관광지 검색을 해보면 나오는 곳이 하나 있다. 그곳은 처음에 산토메성당으로 읽었던 성 토마스 대성당(Santhome Cathedral)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기독교를 믿는 종교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엄청 대단한 성지였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그래도 예수와 그의 12제자에 대해서는 들어본 바가 있다. '성인'이라 불리는 12제자 中 한 명인 영어로는 토마스라 불리는 예수 제자 도마의 무덤이 있는 자리에 세워진 성당이 성 토마스 대성당이고, 이는 전 세계에 단 3곳밖에 없는 곳이다.






처음 이 배경 지식을 알게 됐을 때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힌두교가 대다수인 나라에 예수의 의심 많은 제자의 무덤이 있다니! 그리고 휴일에 자주 갔던 첸나이 시내 피닉스 쇼핑몰과도 가까워 한 번 가보기로 했다. 마치 유럽의 어느 대성당에 가는 것처럼 큰 기대를 갖고서 말이다.



성지라고 하기에는 관리가 좀..



구글에 나오는 지명을 한글로 그대로 발음하면 산토메성당인데, 주차 공간 때문에 마리나비치에서 이어지는 해안가 어느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들어갔다. 그런데, 내리자마자 인도 Smell이 한가득이었다. 성당 후문으로 이어지는 해변가에는 온갖 쓰레기들이 난무했고, 걸인들이 상당했다.


그리고 곧 가까이에서 성 토마스 대성당 건물을 볼 수 있었는데, 사진과는 다르게 하얀 외벽이 상당히 더러웠으며 전혀 관리가 되지 않는 것처럼 외벽 곳곳에 균열처럼 보이는 흔적이 보였다. 인도 출장을 와서 여행을 해보니까 정부 차원에서 문화재 관리가 안 되는 것 대다수였는데 너무 안타까웠다.


생각보다 너무 볼 것이 없었던 성 토마스 대성당. 실내도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서 금방 구경하고 나왔다. 사실 나는 뭐가 있나 더 보고 싶었지만, 같이 왔던 회사 선임이 이게 뭐냐는 식의 반응이라 그냥 나와버렸다.




성 토마스 언덕(St. Thomas Mount) 입구
성 토마스 언덕(St. Thomas Mount) 정상부







그리고 성도마와 관련된 관광지는 성 토마스 대성당뿐만 아니었다. 성 토마스 언덕(St. Thomas Mount)란 곳이 첸나이에 또 있다. 온통 평지인 첸나이에서는 가장 높은 언덕인데, 꼭대기에는 성도마를 기리는 교회를 비롯한 각종 건축물 등이 있었다. 35도가 넘는 낮시간에 높지는 않지만 계단을 오르는 것이 상당히 힘들게 느껴졌다. 그래도 '난 인도 출장이 아니라 여행을 온 것이야'라고 생각하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서 예수 제자 도마는
왜 인도까지 온 거야?



나도 도대체 예수 제자 도마가 왜 인도까지 오게 된 것인지 궁금해서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봤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신학적인 관점으로 처음에 예수가 도마를 인도에 보내려고 했는데, 도마가 이를 거절하자 예수는 그의 전재산을 잃게 하고 노예 계급인 목수가 되게 했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인도의 왕이 궁전을 짓기 위해 목수를 구했는데 그때 전도 목적이 아닌 목수로서 인도에 가게 된 것이다. 목수로서 궁전을 짓고 왕의 인정을 받아 기독교 전도 허락까지 맡았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신학적인 관점이고 실질적으로는 향신료 무역을 위해 당시 남인도를 드나들던 유대교 상인을 따라서 왔다가 전도를 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해진다. 이게 사실이라면 도대체 종교가 무엇인지 예루살렘에서 남인도까지 왔는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아무튼 그가 처음으로 기독교 전파하기 시작했던 곳은 인도 최남단 케랄라州에 있는 어느 도시였다. 그리고 점차 힌두교인들의 박해가 심해지자 옮겨온 곳이 마드라스(첸나이의 옛 이름)이라고 한다. 그리고 평생을 기독교를 전파하다가 순교했다고 전해진다.




성 토마스 언덕(St. Thomas Mount) 정상부에 있는 교회 외부
성 토마스 언덕(St. Thomas Mount) 정상부에 있는 교회 내부
성 토마스 언덕(St. Thomas Mount) 정상부서 바라본 첸나이 시내







나는 오히려 성 토마스 대성당에 갔을 때보다 여기 성 토마스 언덕에서의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다.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렇게 많은 기독교를 믿는 인도인들이 몰려 있는 곳에 왔던 것이다. 관광지라기보다는 진짜 기독교를 믿는 인도인들이 와서 그들의 기도를 전하는 성스러운 장소라고 느껴졌다.


인도에서 십자가라니, 인도지만 상당히 낯선 모습. 언덕 정상부에는 조그마한 교회 건물이 하나 있어서 들어가 봤다. 교회는 상당히 아담했는데, 실내 양옆으로 예수 12제자 초상화가 쭉 걸려있었고 역시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성도마의 초상화였다.






종교가 없는 내게는 성 토마스 대성당이나 언덕이 성지가 아니라 관광지였다. 어쨌든 모두는 아니지만 대다수가 힌두교를 믿는 인도에서는 상당히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해변가에 있는 대성당에 생각보다 볼거리가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언덕에서 나름대로 첸나이 시내 View도 보고 인도 같지 않은 인도 모습을 보니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는 아니구나란 생각이 새삼 들었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다가 예수의 제자 성도마는 남인도까지 오게 됐을까? 이렇게 추측이나 전해지는 설(說)말고 진짜로 왜 오게 됐는지 궁금하다.




성 토마스 대성당(Santhome Cathedral) 주변 Marina Beach 풍경


매거진의 이전글 인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소고기(Beef) 스테이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