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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연생 Sep 28. 2021

메타버스가 뭐길래

[책을 읽고] '3번째 세상 메타버스의 비즈니스 기회'

메타버스 담론이 활발한 요즘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역사와 현황은 어떤지를 소개하는 책! 제목처럼 기업들이 메타버스 '세상'에서 어떤 비즈니스를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지에 강점을 보이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는 현재 SK mySUNI 부사장이다. 제목을 잘 지은 듯..!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있고, 1부에서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2부에서 메타버스와 연관된 사업의 종류, 3부에서 기업가가 실제적으로 우리 기업에서 어떻게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시작할지에 관한 가이드를 서술하고 있다. 3부에서는 저자의 전문성을 느낄 수 있었고, 실무가들에게 추천한다. 나는 1부와 2부를 중점적으로 읽었고, 사실 1부만 읽어도 메타버스 담론의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관심이 있다면 사봐도 괜찮을 책..!




지금부터는 책을 기반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내 생각이다. 메타버스 담론에 대한 비판이며 책에 대한 비판은 아니다. (오히려 책을 읽고 생각한 것이 많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라는 점이 증명되는,,)


*도서출판 성안당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p78 메타버스는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과 같은 서비스가 아니다. 웹, 모바일과 비견될 ICT 패러다임이자 플랫폼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메타버스는 PC나 스마트폰과 같은 전용 단말기인 MR 하드웨어와 웹의 시작인 포탈과 모바일의 시작인 앱스토어와 같은 가상 환경과 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이 책은 메타버스를 앱이나 서비스로 보지 않고, 웹-모바일로 연결되는 거대한 '3번째 시장'이자 패러다임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메타버스 기업 간의 표준화 규격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p80 그런데 메타버스는 <리니지>와 같은 게임이 아니다. 메타버스에는 게임을 넘은 다양한 종류의 서비스들과 내 공간과 아바타가 있는 거대한 세계이다. 그런 메타버스에서 내가 공들여서 성장시킨 내 부캐와 각종 아이템들을 다른 메타버스나 다른 메타버스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없다면 영속성이 보장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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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4 더 나아가 다른 메타버스와 디지털 자산의 일부를 호환 사용할 수 있다면 전체 메타버스 시장의 규모는 더욱 커지고 영속적일 것이다. 일례로 A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사용하던 아바타의 복장과 얼굴을 다른 B 메타버스에서도 사용하고, A 메타버스 내의 화폐를 B에서도 환전해 사용할 수 있다면, 메타버스는 상호 연결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웹에서 모바일로 전환이 일어났듯 모바일에서 메타버스로 대전환이 올 것이라는 주장에는 회의적이다. 저자도 언급했듯 반쪽자리가 아니라 진정한 메타버스가 되기 위해서는 MR 등의 기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저자는 눈을 떼기만 하면 현실 세계로 즉시 돌아오는 컴퓨터, 모바일과는 달리 메타버스에서는 현실처럼 활동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p77).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까? 메타버스를 온전히 체험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현실과는 동떨어진 장소가 필요하다. 현실에 가상을 덧입히는 AR과는 달리 VR을 기반으로 하는 메타버스에서는 현실을 감각하지 않고 현실을 물리적으로 누벼야 한다. 메타버스 담론에서 가상을 체험하기 위해 오히려 현실에서 (개념적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동떨어져야 하는 한계는 고려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메타버스의 매력은 '현실과 가상의 상호작용'이라는 거창한 문구보다는, 저자가 언급한 메타버스의 필수 요건(p30) 중 '자아관: 나를 투영한 아바타의 아이덴티티', '가치관: 가치 거래를 할 수 있는 경제 생태계'에 있다고 본다.


굳이 별도의 기기가 있어야 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세계관: 무한한 3차원 공간 속 상호 작용과 활동'에 주목하기보다, 현재 이미 이루어지고 있듯 현실 세계에서 불가능한 만남을 가상에서 대신하고, 이왕 그렇게 하는 김에 나의 개성을 살린 아바타를 만들어 그에 참여하며, 동시에 가치 있는 아이템이나 화폐를 이용해 현실에서 불가능한 가상 세계만의 생태계를 꾸리는 것이 현실적으로나 비즈니스적으로나 적합하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진 각종 대학이나 기업의 입학설명회, OT 등이 보여준 한계는 그것을 메타버스 생태계의 서막을 알리는 증거로 보아 눈감아줄 수 있다 하더라도, 제페토를 주로 이용하는 한국 10대들의 이용 양상에서는 그저 새로운 SNS의 유행 외에 별도로 해석할 수 있는 매력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이 '상호작용'하기보다, 또 별도의 기기가 필요하거나 모바일을 넘어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새로운 놀잇거리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옳다. 이는 메타버스를 단순한 유흥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메타버스 붐이 만일 근시에 수그러든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아바타를 통해 쉽게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며 새로운 비즈니스의 장으로서의 공간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의 본질은 가상 세계가 아니라 그 엔터테인먼트적 면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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