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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INA Dec 31. 2021

언제가는 쏟아져 나올수 있기에...

#올해의부러움

부러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것이나. 내가 아닌 것을 원하는 것. 아무튼 지금의 내 상태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나는 부러운 게 많은 사람이었다. 어쩌면 '부러움'이라는 욕심 때문에 하고 싶은 것도, 가보고 싶은데도, 먹어보고 싶은 것도 많은지 모르겠다.


몇 달 전 친구랑 저녁을 먹는데, 친구가 물었다. "너는 부러운 게 있어?"

내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하는 질문 일까?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부러운 것이 많은 나에게 이런 질문은 너무 어렵다.  한동안 그 질문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내가 부러워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부러우면 지는 거고, 대놓고 부러워하면 없어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어쩌면 나는 속으로만 부러워하며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속에서 쌓인 것은 언제 가는 세상 밖으로 나오는 건 당연한 생물학적 이치임에도 불구하고, 속에 있던 것이 예상 시 못한 때에 나와 버리면 당황한다.  아이들이 놀다가 물이 들어 있는 병을 엎질러서 물이 쏟아진 적이 있다. 물을 쏟은 아이들이 잘못일까? 물이 들어 있는 병을 놓아둔 것이 잘못이었을까?  병에 물이 들어 있다면, 언제든지 밖으로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도 그러하다. 무의식적으로도 의식적으로 생각은 말과 행동으로 흘러나올 수도 무참히 쏟아져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깊숙이 숨겨둔 '부러움' 들은 내가 제일 위태로울 때 아무런 방어도 하지 못한 체 무참히 나와버릴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얽혀서 사는 동안 그 누구도 부러워하지 않고 살아가기는 힘들 것이다. 매일 묵상을 하고 기도를 해도 잘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다. '부러움' 이 나로 인해 또는 타인으로 인해 생겨나는 감정이라면, 어두운 곳에 깊숙이 밀어 버리지 말고, '부러움'을 마주해 보기로 한다. 부러움이 부끄러움이 되지 않도록...


언제, 어느 때, 나는 '부럽다고' 느끼는가? 느낌 인지? 사실인지? 체크해본다. '부럽다고' 느꼈던 상황도 잘 풀어 보면, 별로 '부러워' 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부러움'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감정에 내 마음자리를 내어줄 필요도 남들이 볼까 봐 보이지 않는 곳으로 깊숙이 넣어 버릴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내 사람들이 잘되었으면 좋겠다. 그건 '부러움' 이란 감정이 아니고 '감사'이고 '사랑' 일 테니...


 

12.27.2021

#올해의부러움


12월 한 달간 하루에 한 주제로 짧은 글을 올리면서 한 해를 정리해 보기로 했다.

마지막 달 첫째 날  태어나서 인지 애틋한 12월, 무엇을 시작하기보다는 마무리를 해야 하는 마지막 달이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이기에 12월의 하루하루를 소중히 보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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