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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냇물 Jan 27. 2024

Episode5 : 화이트커피와 첸돌빙수

말레이시아는 회교문화권 국가인지라 화려한 유흥문화가  번창한 곳은 아니다. 그래선 주변에서 거나하게 술 취한 모습이나 흥청거리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


그래도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이곳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거리가 없나 찾아보니 말레이 전통식보다  다국적 음식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주로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음식들이고 양식, 일식은 물론 한식도 종종 보인다.


우연히 마주친 말레이 현지 뷔페식 식당에 용기를 내서 들어갔다. 현지식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감으로 몇 가지 메뉴를 골라 식사를 했는데 깊은 맛이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다만 네 명이 뷔페식으로  점심을 먹고 59링깃을 지불했으니 저렴함으로 모든 걸 양해받아야 할 듯하다.(정가제가 아니고 본인이 pick만큼 계산함. 1인당 4,150원 꼴)


그리고 한 주 이상 보낸 뒤 제법 mall들주변상가를 다니며 이것저것 알아봐서 식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장 말레이시아스러운 두 품목을 찾았다. 바로 화이트 커피와 첸돌 빙수다.


1. 화이트 커피

화이트커피는 말레이 국민들은 물론 외국인 여행객에도 사랑받는 말레이 대표커피로 올드타운 체인점 커피가 제일 유명하다.

올드타운 커피점은 베트남의 콩커피에 비교할 만하며,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와 조지타운 사이에 있는 주석생산의 중심지였던 페락주 대표도시인 이포(Ipoh)에 본점이 있고 전국적으로 체인점이 있다.


이 커피는 마가린에 볶아서 분쇄한 커피콩으로 내린 커피에다 가당연유를 첨가한 커피로 마실 때 쓴맛은 거의 없고 약간 기름지되  담백하며 구수한 맛을 느꼈다.

인스턴트용도 마트에 많아 우리나라 맥심 삼박자 커피에 비교될만 하다.  


소포장용 삼박자 커피가 11.8g인데 비해 화이트 커피는 무려 25g으로 두 배가 넘는 양으로 한 잔 마시면 배가 든든해지고 허기가 가실 것 같.


식민지 통치 시절부터 열대 밀림속 주석광산에서 고단한 노동을 하며 부족한 식사를 보충했던 음료가 아닌가 추측을 해본다.


2. 첸돌 빙수

첸돌빙수도 화이트 커피와 비슷한 느낌을 받은 음식이다. 우리에게 빙수는 후식인데 첸돌은 주식 같은 느낌을 받았다.


오목통통한 밥사발 같은 bowl에 빙설이 녹아 막걸리 빛깔의 국물위에 팥과 국시같은 녹두색나는 젤라틴이 봉긋이 담겨 나온 첸돌 빙수!


자바에서  유래되었다 하며 말레이시아는 물론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사람들도 모두 즐긴다.

1936년 페낭에서 Tan teik fuang가 시작한 첸돌 빙수집은 3대가 이어져 운영하는 말레이시아 맛집으로 국민들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으며 이제는 전국적으로 체인화되어 앗다.

빙수, 코코넛 밀크, 야자설탕 시럽, 쌀가루로 만든 녹색 젤라틴으로  만들며 팥이나 옥수수, 두리안을 얹기도 한다.


한국의 빙수처럼 그렇게 심하게 달지는 않다. 먹어보면 시원할 뿐 아니라 내용물도 튼실해 식사 용식 같은 느낌도 온다.

* 팥 하고 얼음이 들어가 빙수지만 밀크와 쌀로 만든 젤리가 들어가 다른 맛과 포만감 느낌

 

이 음식 역시 열대밀림 속에서 고단한 노동을 한 뒤 더위와 허기를 줄이려고 먹었던 주민들의 애환이 담긴 음식이 아닐까 상상을 해본다.


다만 얼음은 냉동기술이 생긴 이후라 근세기 식민지시대 이후로 그 시원을 찾는 게 타당할 것 같다.


* 첸돌(chendul)의 어원은 확인이 안 됨


이 두 커피집이나 빙수집에선 공히 다른 식사류와 함께 판매를 하는 것이 좀 특이했다.


이들과 생활습관이 전혀 다른 한국인의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건지.... 식생활 이런 게 워낙 다양한 환경이나 역사, 문화와 관련된 것이라....



# 말레이시아 한달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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