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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봄날아침편지339

2025.3.23 신중현 <봄>

by 박모니카

시인을 만나서 시를 알고 시인이 되고 싶은 사람으로 살겠다고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무슨 병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봄바람 병이 아닌가 싶어요. 책방지기로서 이런 병을 가진 지인들의 호소를 듣는 것은 참말로 기쁜일이예요. 열심히 일해야 하는 초중년의 후배에게는 ‘그래도 생계가 첫째네’라고 말하고, 앞머리 6자를 단 중중년에게는 ‘그 것 참 멋진 꿈이네’라고 말하지요. 우리는 아직도 노년(요즘 세상은 최소 앞머리 8자를 달아야 한다기에)이 되려면 멀었으니, 내일 지구가 사라진다 해도, 지금 이순간까지는 매화나무 한그루 심어볼만 하니까요.


토요일아침마다 온택트 수업(줌으로 만나는 수업) ‘근대시인과 시 세계’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말씀 그대로 저는 문학 평론가도 아니고, 시인은 더더욱 아니어서 저 스스로를 진행자라 부릅니다. 수업진행의 꼭지는 ‘근대시인의 삶과 시 세상 들여보기’예요. 무엇이든 혼자 공부하면 때론 힘들고, 어려울때가 있잖아요. 같이 하면 멀리 가는 여행길이 심심하지 않고 재미있고요. 특히 수업 참여자는 공동의 흥미를 가지고 오셨으니, 금상첨화입니다.


어제까지 2주차 김소월시인에 대해 서로가 공부한 것을 발표했어요. 소월의 시는 워낙 대중적인 인기를 받고 있어서, 많은 시가 익숙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표자가 준비한 시와 설명은 항상 새롭습니다. 시선 이백, 시성 두보, 시귀 이하처럼, 중국의 시인들에게만 별칭을 붙이지 말고 우리 소월에게도 별칭으로 ‘시혼(詩魂)’이라 붙이자고 권했지요. 그래서 인지 발제자들은 혼을 담아 준비하시는 것 같아요.^^


더불어 생각했어요. 가르침은 무엇인가. 자신의 지식이 부족할때는 타인의 등에 올라타서 함께 동행하는 것 만으로도 가르치는 소질이 키워지지 않을까... 바로 저를 두고 한 말입니다. 동행하는 수업참여자들 덕분에 제가 매일 배우고 응용해서 매일 가르칩니다. 이론과 응용의 배합이 잘 섞인 공부는 나이들수록 연륜과 함께 우러나오니, 항상 호학(好學)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어제 말씀 드린 드라마 ‘폭싹 속았쑤다’... 너무 재미있어서 연 3회, 시청하며 마음 따뜻하게 토요일 보냈고요, 오늘도 한 두편 보면서 더 따뜻한 봄날 살아볼랍니다. OST로 나온 노래, 신중현 시인의 <봄>이라는 시를 들려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봄 - 신중현


빨갛게 꽃이 피는 곳

봄바람 불어서 오면

노랑나비 훨훨 날아서

그곳에 나래접누나

새파란 나무가지가

호수에 비추어지면

노랑새도 노래부르며

물가에 놀고 있구나

나도 같이 떠가는 내 몸이여

저 산 넘어 넘어서 간다네

꽃밭을 헤치며 양떼가 뛰노네

나도 달려 보네

저 산을 넘어서

흰 구름 떠가네 파란 바닷가에

높이 떠올라서 멀어져 돌아 온다네

생각에 잠겨 있구나

봄바람이 불어 불어 오누나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봄

봄 봄 봄 봄이여


(작곡 신중현, 노래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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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안준철시인(바람 맞으러 나온 꽃 들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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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보내준 싱싱샐러드

https://youtu.be/W5T8fthfO20?si=PJtQt5weXmBz40-D

노래 몇 곡 들어보세요~~ 가수의 사이키한 창법이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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