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를 오늘날의 기독교로 만드는 데
가장 크게 공헌한 사람이
사도 바울이라 하는 데 의견을 달리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학자들 중에는 심지어 기독교의 창시자가
과연 예수님이냐 혹은 바울이냐 하고 따질 정도이니
기독교에서 바울이 차지하는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이후,
오히려 예수님을 메시아,
즉 그리스도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수가
점차로 많아지는 반면에
그와 비례하여 기독교인에 대한
유대인들의 반대와 박해도
더욱 커져 갔습니다
스데반 같은 사람은 거리로 나와 전도하다가
돌아 맞아 죽어
기독교의 첫 순교자가 되기도 했고
이 외의 많은 사람들이 박해를 피해
예루살렘으로부터 유대와 사마리아 각처로,
나아가 로마 제국 전역으로 퍼졌습니다
이때 기독교인 박해에 앞장선 사람 중
지금의 터키 남단에 해당되는
다소 출신의 유대인 사울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예루살렘으로 가서
당시 유명한 유대인 랍비인
가말리엘 문하에서 교육을 받음으로써
유대 전통에 정통한 바리새파 지식인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첫 순교자 스데반을 돌로 칠 때
그는 그들의 옷을 맡는 일을 비롯하여,
예루살렘의 예수쟁이 박멸 운동에 진력하다가
거기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멀리 다마스쿠스, 다메섹에 있는
예수쟁이들까지도 진멸하겠다고 정열을 불태웠습니다
다메섹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하늘에서
큰 빛이 쏟아지며 그를 비추자
그는 땅바닥에 엎어졌습니다
그때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느냐’
하는 소리가 들렸고
이에 사울이 누구냐고 묻자
‘나는 네가 핍박하는 예수다’라는 대답을 듣게 됩니다
사울은 땅에서 일어나 눈을 떴으나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는 부활한 예수가 자기에게 나타난 것이라 확신하게 됩니다
이후 그는 다메섹으로 가서 3일 간
앞을 보지 못하고 음식도 먹지 못하다가
거기서 아나니아라는 그리스도인으로부터
안수를 받고 눈도 고치고 세례도 받습니다.
이 엄청난 경험으로 인해
기독교인을 박해하던 옛 사울은 죽고
새 사람 바울이 탄생합니다
그는 당장 유대인의 회당을 찾아다니며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과
메시아 즉 ‘그리스도이심’을 전하게 됩니다
이런 충격적인 사건을 거친 바울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더욱 내실을 갖추기 위해
아라비아 사막으로 가서 얼마 동안의 시간을 보냅니다
그 후 다시 모습을 드러낸 바울을
우리가 잘 알다시피 실로 위대한
기독교 전도자가 됩니다
바울은 처음에는
그 당시 각국에 흩어져 있던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의 회당을 찾아가
유대인들을 상대로 전도를 합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스스로 ‘이방인을 위한 사도’라 자처하고
이방인들, 곧 비유대인들에게도
기독교를 전파하기 시작합니다
당시 유대인이면 누구나 어릴 때
일종의 종교적 의례로서
포경 수술을 받는데.
이를 ‘할례’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유대인들은
굽이 갈라진 짐승이라든지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돼지고기 등)
이방인이 기독교인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먼저 이러한 유대인의 규범을 준수해서
먼저 유대인이 되고 나서야
기독교인이 될 수 있었는데
바울은 이런 이중적인 절차를 생략하고,
비유대인들이 직접
기독교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앞장섰는데
이는 기독교가 그때까지의
유대 민족 종교의 한 분파로서의 한계를 넘어서
오늘날과 같은 보편 종교로 자리메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됩니다
바울과 그의 일행은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그 당시로서는 ‘세상의 끝’이나 다름없었던
지중해 연안 전역을 세 번이나 전도여행으로 다니며
각지에 교회를 세우고
세운 교회들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신약성경의 유일한 역사서인 사도행전은
내용의 거의 반 정도가
이러한 그의 전도 여행에 대한 기록들입니다
바울은 이렇게 여행하는 곳마다 교회를 세우고
그 후 교회마다 일일이
문안과 교훈의 편지를 보내는데
이 편지글들이 나중에
서신서라 하여
27권 신약 성경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게 되는
성경책이 되는 것입니다
바울은 여행 도중 배가 난파되고,
감옥에 갇히고, 매를 맞고,
심지어 돌에 맞아 죽을 뻔하는 등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열성적으로 전도했습니다
또한 그의 깊은 신학 사상으로 인해
기독교는 명실상부
유대교의 분파적인 성격에서
완전히 벗어나
어엿한 오늘날의 보편 종교로서
자리매김하게 된 것입니다
<바울의 가르침>
바울의 가르침은
‘믿음으로 인한 의’라는 칭의 사상과
종말론, 인간론등
신학 전반에 걸쳐있기 때문에
한 마디로 간추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중 가장 중요한 사상 중 하나는
‘주 안에서’라는 말로 대표되는
‘In Christ’ 사상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적 자아, 셀프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죽고
그리스도 안에서
거듭 태어나는 체험을 통해
‘새로운 존재’가 됨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거듭남'의 체험을 통해
‘이제는 더 이상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다 ‘
라는 고백이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바울은 한편으로는
종교적 체험을 중요하게 여기기는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타인에 대한 '사랑의 실천'을 강조합니다
“내가 사람의 모든 말과
천사의 말을 할 수 있을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징이나
요란한 꽹과리가 될 뿐입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고린도전서』 13장 1~2절)
라는 말로써
믿음에 대한 지식보다는
'사랑의 실천'을 강조했던 것입니다
바울은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된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평안에 대해서 강조합니다
이는 특히 '한 몸 사상'으로 드러나는데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한 몸의 '지체'들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지체는 각기 다르지만
한 몸을 이루고 있는 하나이기 때문에
다른 지체를 자신과 같은 한 몸으로 여길 때에만
가장 아름답고
건강하고 평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 몸을 이룬 지체를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몸 된 지체, 즉
교회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신약 학자들 중에는 간호 바울이
그리스 헬라 철학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예수님의 실천적이고 단순한 가르침을
지나치게 철학화하고 신학적으로 추상화해서
도리어 예수의 구체적이고 실천적 복음을
손상시키거나 심지어는
왜곡시켰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기도 합니다
바울은 약 30년간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다가
네로 황제가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할 때인
기원후 60년경 로마로 갔다고 하는데
성경에는 그 이후 어떻게 되었다는 기록은 없지만,
전통적으로 네로 황제의 그리스도인 박해 때인
64년 경 체포되었다가
67년경 거기서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이상이 간략하게 정리해 본
기독교의 위대한 전도자
바울의 생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