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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nt May 08. 2024

현실과 꿈 사이에서 갈팡질팡

친구들이 라이선스를 딴 걸 보면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공부할 엄두는 나지 않는다. 매일 회사에서 지쳐 돌아오면, 공부를 해야겠다고 책을 주문해 놓지만 막상 책이 도착하면 한 글자도 보지 않는다. 보기 싫은 거다. 그런데 대학원? 대학원을 다닌다면 학문을 익히는 게 아닌 돈을 주고 학위를 사는 거다. 그런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사회생활에서 마주친 사람들을 볼 때마다 더 높이 올라가고 싶어 진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글을 쓰며 음악을 연주하며 사는 삶이다. 그럴 수만 있다면, 사실 결혼도 진정으로 원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항상 사회적 '나'의 모습과 내가 진짜 되고 싶은 모습과의 괴리가 날 고민하게 한다. 한땐 부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도 사람들의 인정이나 존경을 받기 위함이었지 돈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다. 그 이후로 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지 않는다. 물론 사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그런 관계는 필요하지만, 가까워지고 난 다음에는 집에 오고 싶거나 혼자 있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 한 번은 친구집에 놀러 갔는데, 잠자리에서 잠이 오지 않았고 그건 낯선 곳에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란 걸 깨달았다. 당연히 같은 방에서 자는 것도 안 한다. 소리에 민감한 나는 타인이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온 신경이 집중되어 불면의 밤을 보낼게 뻔하다.


하지만 상향혼을 한 친구나, 아이를 보고 행복해하는 타인의 모습을 보고 내가 뭐가 놓치고 사는 게 아닌지 돌아보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잠깐의 아이 울음소리에도 귀마개를 끼곤 하는 내가 아이를 낳으면 아이가 칭얼거릴 때마다 귀마개를 끼곤 할 내가 상상된다. 그리고 아이가 자다 깨서 울 때도 나는 달래주기 앞서 짜증이 먼저 날 것이다. 그걸 생각했을 때 딩크가 맞는 건데, 나도 인간이기 때문에 힘든 일이 있을 때나 외로울 때는 잠깐 하소연을 할 상대는 필요하다. 그럴 때면 친구를 만나러 가서 이야기하고 오곤 하는데 그럼 또 어느 정도 괜찮아진다.  


정말 고독하다. 하지만 고독한 상태를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좋은 걸 보거나 맛있는 걸 먹을 땐 누가 같이 있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욕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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