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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llox Jun 30. 2020

스마트 워치의 얼굴을 만지다.

스마트 워치를 위한 WatchFace UI 디자인 이야기 01.


안녕하세요. bellox입니다. 저는 현재 인하우스 UI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고, 틈틈이 개인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디자이너입니다. 지난 2014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스마트 워치의 워치 페이스 디자인 작업에 대한 히스토리를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이 작업을 거의 3년 정도 진행하다 보니 그동안 제작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정리해서 그동안의 결과물들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작업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글로 정리하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네요.  



발단


때는 3년 전, 2017년 3월에 캠프모바일의 워치 마스터에서 주최한 디자이너 챌린지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워치 마스터 2017 하반기 디자이너 챌린지 포스터


사실 2014년에 스마트 워치 콘셉트 작업을 시작으로 스마트 기기의 UI에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했었고, 개인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이때 작업한 결과물을 캠프모바일 담당자님이 보시고 연락을 주신 겁니다.

벤틀리 X 브라이틀링 컬래버레이션 스마트워치 콘셉트 작업 (2014)
스마트워치를 위한 UI 디자인 제안 (2014)


담당자 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니 저를 포함해서 네 명의 디자이너가 챌린지를 하게 된다더군요. 뭐 원래 개인작업을 꾸준하게 하고 있기도 했었고, 흥미도 생겨서 덜컥 참가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막상 작업을 진행하려고 하니 솔직히 좀 막막하더라고요. 뭐 그래도 하겠다고 얘기는 해놓았고, 기간도 3달 정도? 남아있었으니 그냥 경험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쭉 놀았습니다. 3 달이라는 기간이 좀 길게 느껴졌거든요 (저는 벼락치기가 더 좋더라고요 ㅎㅎ)


워치 마스터의 디자이너 챌린지는 스마트 워치의 전체 UI 디자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워치 페이스의 테마에 대한 디자인이라는 것도 조금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전개


그래도 한다고 이야기해놓고 마냥 놀고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시작은 했습니다. 


'UNO'

일단 스마트 워치도 시계이기 때문에 기존 아날로그시계를 최대한 성실하게 반영해서 깔끔하게 만들어봤습니다. 이때 작업은 히스토리가 남아있지 않아서 작업이 이뤄진 단계를 보여드리지 못해서 아쉽네요.(사실 이 워치 페이스는 별로 특징 있어 보이지도 않네요) 일단 첫 번째 작업이니까 'UNO'라고 이름도 붙였습니다.


일단 제작을 해놓고 보니 뭔가 만든 것 같고, 꽤 재밌기도 하고, 다양한 감정이 생기더군요. 그런데 뭔가 아쉬운 겁니다. 재밌긴 했는데 그 재미가 그냥 손을 움직이고 손에서만 만들어지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스마트한 워치의 얼굴이 아니라 그냥 워치의 얼굴을 만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기로 하고 실제 시계들이 어떤 재미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조사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Pinterest (핀터레스트)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그리고 신기한 시계들이 많구나


일단 핀터레스트에 가서 무작정 워치를 검색해 봤습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세상이 존재하는구나 그리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그리고 신기한 시계들이 많구나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핀터레스트의 무시무시함도 같이 느꼈지요. 하지만 덕분에 아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시계들의 디자인을 디지털 환경으로 가져와서 스마트 워치에 적용한다는 것은 조금 고민이 되었습니다. 아날로그 기계식 구동계를 가지고 있는 고급 시계들의 디자인은 구동계의 기계적인 특성을 독창적인 패널 디자인으로 연결시켜 각 브랜드만의 특징을 나타내 주고 있었는데요 그 특징들을 2D 디지털 화면에 녹여내기가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 것이라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사실 많은 스마트 워치 페이스들이 기존의 아날로그시계를 디지털화하여 제작되고 있었고, 사용자들도 그런 타입의 테마들을 선호한다는 것을 마켓의 추이를 분석해 본 결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던 상황이지만 저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 워치라는 디바이스의 특징에 맞고, 사용자들이 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게 되었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혼합된 방식으로 방향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Expedition'

그래서 두 번째 작업은 여러 개의 층으로 나뉘어 깊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디지털 문자판을 병행해서 표시한 콘셉트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시각적인 부분도 탐험대를 위한 아웃도어 콘셉트로 잡고 제작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스마트 워치는 직경이 3.4cm 정도 되는 디지털 액정 디스플레이에서 구현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공간을 단순하게 사용할 수밖에 없는 제약이 뒤따릅니다.  그래서 그 작은 공간을 레이어드 된 공간으로 구성해서 해결할 수밖에 없었죠.



결말


챌린지 결과!

2017년 5월에 시작된 챌린지 결과는 브루넨 디자이너와 함께 Winner로 뽑히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참여해 주신 분들이 Expedition 디자인을 많이 좋아해 주셔서 결과가 좋게 나왔던 것 같습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이미 만들어 놓았던 심벌과 로고를 활용해서 워치 마스터의 디자이너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취미로 생각하고 시작했던 개인 작업이 챌린지를 참여하게 되고 위너로 선정되면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활동으로 이어지게 되어 사실 조금은 걱정도 되었는데요 생각보다 더 재미를 느끼게 되고 더 빠져들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몇 번의 글을 쓸지는 모르겠지만 스마트 워치 페이스 작업을 계속 진행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부족한 글솜씨지만 너그럽게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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