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하나네찌 남매 성묘 고양이 입양기
환경, 성향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부분까지 하나하나 다 고려해야 하는 요소이다. 그중 우리가 가져야 하는 필수 요소는 '책임감'. 연애를 하다 결혼을 하게 되면 가장의 무게가 생기듯, 신혼이었다가 자녀가 생기면 다니던 직장이 더러워도 때려칠수 없는 그런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 우린 그 더러워도 때려칠수 없는 직장을 이 아이들로 인해 조금씩 연명하기로 결정했다.
우리 부부에게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건 연애 4년, 결혼 3년을 포함하여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고양이들이 우리집에서 잘 지낼까 라는 걱정부터 아이들의 묘생을 우리가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까 하는 부분까지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고양이를 가족으로 맞이하기로 했다.
왜 강아지가 아닌 고양이었을까?
결혼 초 강아지 반려에 대한 대화를 했었는데, 그 당시엔 자신이 없었다. 두려움이 많았다. 그땐 무엇보다 호순이의 반응이 미지근한 물과 같았다. 뜨겁게 설득할 힘도 없었고 나 또한 마음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에 반려동물을 반려하는 것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 이후 우리의 환경과 마음은 변화하였고 우리의 성향과 잘 맞는 반려동물은 강아지가 아닌 고양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고양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유기묘여도 괜찮아, 우리가 이제 엄마 아빠가 되어줄게
고양이 입양을 결정하고 나서 고양이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고양이 입양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품종묘와 유기묘 두 가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그 어떤 선택이 잘못됐다고 할 순 없다. 그 고양이의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고양이 공장에서 품종묘를 찍어내는 건 금지되었음 하는 바램이 크다.
우리 부부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우린 그냥 유기묘였다. 어떤 종인지는 우리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린 펫샵에도 가볼 생각 없이 포인핸드와 고다('고양이라서 다행이다')를 살펴보았다. 사실 하나네찌를 반려하기 전에 처음 연락한 구조자분이 계셨는데, 우리와 연이 닿지 않았다. 그러던 중 하나네찌 구조자분께서 올린 입양 글이 마음이 와 닿았다. '한 마리 입양해야지...' 하던 우리에게 우리만 생각하면 안 되겠구나 라는 마음이 생겼고, '아기 고양이가 귀엽지 않을까?' 귀여운 고양이에게 눈길이 갔던 우리에게 초보 집사들에겐 성묘 고양이를 입양하는 것이 고양이에게도 집사들에게도 좋은 일이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무엇보다, 구조자님의 고양이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감사했다. 현재까지도 그 어느 집사님들 보다 하나네찌 구조자님과 같은 고양이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신 분은 찾지 못하였다. 첫 반려하는 우리를 위해 a부터 z까지 하나하나 다 알려주셨고, 적응을 위해 가장 많이 노력해주셨다. 이 구조자님으로 인해 우린 하나나찌와 가족이 되었다.
스프레이를 한다던 네찌, 겁이 많다던 하나와 함께 잘 지낼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많이 앞섰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우리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초보라는 걸 알아주는 건지 입양 후 약 90일까지도 그 어느 곳에 스프레이 한번 한적 없고, 약 한 달 정도 적응기가 걸려 스킨십이 어려울 거라는 하나는 하루 이틀 만에 우리에게 달려와 안겨주었다. 오히려 하나네찌가 우리에게 '초보라도 괜찮아요'라고 이야기를 해주는 거 같았다.
길에서 태어나 구조자님의 정성으로 여기까지 온 하나네찌, 함께 태어난 다섯 고양이중 가장 늦게 가족을 만난 우리 아이들, 이 두 아이들이 우리와 가족이 되었다. 우린 그렇게 하나와 네찌의 어설픈 초보 집사, 엄마 아빠가 되었다.
고양이들 : 하나 네찌 소개
하나 (왼쪽)
코리안 숏헤어: 치즈 태비
2018년 05월생 추정 / 여자
수줍음이 많아요. 엄마 아빠 무릎 위를 좋아해요. IT 전자 기계와 캣 만두를 매우 좋아해요.
네찌 (오른쪽)
코리안 숏헤어: 고등어 태비
2018년 05년생 추정 / 남자
엄마만 졸졸 따라다니는 엄마 바라기. 신문물에 그 누구보다 적응이 빨라요.
(글/사진) 융짱과 호순 작가
: 사진 잘 찍고 싶은 호순 작가와 글을 잘 쓰고 싶은 융짱, 회사원 부부와 하나네찌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