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관계에도 노력은 필요하다.
"너는 왜 내 게시물에 좋아요 안 눌러줘?"
평소 편하게 지내던 형이 하루는 자신의 SNS 게시물에 왜 나는 좋아요를 안 눌러주냐며 물었다.
"그냥 원래 안 눌러요. 게시물 보고 갔다고 티 내는 것도 아니고.. 형 그런 거 하나하나 신경 써요?"
"응 나는 누가 눌렀는지 다 확인해. 이런 거 신경 쓰이거든"
그 순간에는 그 형의 말이 이해되지는 않았었다.
그깟 게시물에 좋아요 하나 받는 게 뭐 그리 중요한가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때의 그 형이 이해가 됐다. 물론 좋아요 반응 하나에 좋아하는 그런 마음을 이해 갔다기보다는 그 좋아요 하나가 그 형의 느끼는 소통과 관심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단지 그것이 내가 느끼는 방식과 다른 것뿐이었다.
도플갱어를 만나면 한쪽은 반드시 죽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살면서 도플갱어를 만나서 죽었다는 사람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아마 나와 똑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없기 때문에, 혹시라도 만나면 죽는다고 해학적으로 표현한 게 아닐까 싶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지만 나의 마음을 100% 이해해 주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 마음을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사실 말을 해도 100%까지 이해해 줄 사람도 없을 것이다. 반대로 나 또한 상대방이 원하는 걸 100% 만족시켜주지 못한다.
그렇기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고 이를 좁히기 위해 이해가 필요하다.
때로는 아무리 때려 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분명 내 상식선에서는 저렇게 행동하면 안 되는데 그렇게 하는 사람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되지 않아 존재 자체가 불편하기만 한 사람들. 그럴 때 우리는 그 사람들과의 관계를 포기하기도 한다.
이 넓은 우주 한가운데 너와의 관계 하나 끊어진다고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 라면서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건,
참 쉬운 거 같으면서도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이해하면 되지만 가끔은 그 조금이 어렵다.
그래도 서로가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에 관계가 이어져온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쉬운 관계에도 노력은 필요하다.
SNS를 보다가 그 형이 새로 올린 게시물을 발견했다. 거기에 좋아요를 누르고, 굳이 '여기 좋아요?" 라며 댓글까지 달았다.
내가 그 형이 원하는 방식을 알고 이렇게 행동한 것처럼, 그 형도 나와의 관계를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었겠지 라는 생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