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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정 May 28. 2019

한식과 일식, 양식의 경계선상

청담동 '주옥' 방문기


작년 1월 초이가 영국으로 출국하기 전 함께한 파인다이닝.

그동안 마음 졸이던 비자도 나왔고, 오랜만에 한식 공부도 할 겸 기쁜 마음으로 예약을 잡았다. 

초이와 룸메이트였던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트러플이 올려진 두부 샌드와 오골계 맑은 국 : 트러플 향미가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 오골계 맑은 국은 정말 맛있었다. 세가지 식초는 마시거나 음식에 가미할 수 있다.
겨울 울릉도 취나물과 깻잎 순을 곁들인 생선, 완도 광어, 제주 방어 : 왠지 일식스러운 플레이팅. 광어는 심부에서 올라오는 듯한 쫄깃거림이 있었는데 그게 정말 좋았다.
독도 도화새우와 잣즙 무침 : 아래에 얇게 깔린 채소들과 새우가 있다. 플레이팅도 아름답고 아삭아삭 입맛을 돋구어 줌.
4가지 스타일의 자연산 대하 : 알록달록 오밀조밀한 플레이팅. 정갈하게 공들인 느낌이 났고, 세가지 모두 다른 맛이 나서 재미있었다. 대하는 내 기준에 조금 뻑뻑하게 느껴졌다.
직접 재배하여 짠 들기름과 해산물, 메추리알 : 좋은 품질의 들기름 냄새가 났다. 고소한데 나머지 재료 맛을 뒤덮지 않았다. 조선간장이 간을 더해주었고 전복소라는 더할나위 없었다.
한우 육회와 고추장 소스, 곤드레 나물 장아찌 : 한우와 고추장 소스가 참 잘 어울렸다. 페이스트리는 오히려 쫄깃한 한우에 비해 겉도는 식감이라 조금 방해가 되는 것 같았다.
민어 만두 : 깔끔하게 우린 육수에 쫄깃하게 빚은 민어 만두... 모두가 좋아할 것 같다.
옥돔구이와 벌교 꼬막 : 옥돔의 익은 정도가 적당했다. 꼬막이 제철이라 그런지 살과 육즙이 탱탱했다.
가지로 감싼 이베리코 등심과 흑마늘 소스 : 등심은 조금 질긴 듯 했으나 흑마늘 소스가 신의 한 수. 깊은 풍미가 우러나왔다.
가을 호박 : 플레이팅이 나무랄 데 없이 예뻤다. 호박 아이스크림의 호박맛이 조금 약해 아쉬웠다. 
귀여운 쁘티 푸르와 뽕잎차.


초이와는 늘 요리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래서 좋다. 최대 관심사를 나눌 수 있다는 것.

홀 분위기는 잔잔하고 기품이 있었고, 방해받지 않고 즐겁게 이야기를 하다 왔다. 

다음 재회가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 현재 2019.05.28일 기준 다시 찾아보니 더플라자호텔에서 6월 10일 재오픈한다고 합니다.

     다시 가 보아도 좋을 것 같아요. : )


주옥 Joo Ok

A 서울특별시 중구 소공로 119 더플라자호텔 3층

H 12:00~15:00 / 18:30~22:30

T 02-518-9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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