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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미 Apr 10. 2022

디자인 의뢰를 받아버렸다.

나 개발하는데...

인스타 팔로워 21

 나는 그림이 좋아서 그린다. 신이 나서 그린 그림을 올리는데 팔로워가 많지는 않다.

팔로잉이 6배...

인스타는 팔로워가 21명이다. (이 중 친구들이 절반. ) 그런 내가 디자인 의뢰를 받아버린 것이다!


한국 커뮤니티 활동

나는 오픈 소스 커뮤니티(한국 그룹)에서 아주 조금 활동하는 멤버다. 거기서 가끔 공지 메일을 쓰게 되는 데 그냥 쓰면 심심해서 내가 그린 그림을 넣곤 한다.

가령 이런 그림을 공지에 넣는다.

그림을 많이 넣다 보니 한국 커뮤니티에서 장난으로 나는 디자이너로 활동한다고 농담을 섞어 소개를 했다.


문제는 오징어 게임

내가 쓰는 공지 메일에는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내 마음대로 그림이 포함된다. 작년 연말에는 오징어 게임에 꽂혀서 오징어 게임을 그렸다.  

오징어게임 세모맨

이걸 외국 그룹에서 재밌게 봐줬다. 오픈 소스 멤버들은 워낙 착한지라 내 그림에도 아낌없이 칭찬해준다.


우리 커뮤니티 굳즈 만들게 로고 그려줘.

한국 그룹 세미나에 온 글로벌 그룹 리더가 저렇게 영어로 말했다. 나의 짧은 영어 실력 탓에 잘못 알아들은 줄 알았다.

그리고 며칠 후... 메일이 왔다.

내가 전에 말한 로고 그려주겠니

오마이갓~ 오마이갓~  이 오픈 소스 커뮤니티는 후원사가 있을 정도로 큰 규모인데 내가 내가 22년 상품을 만들 디자인을 하다니!!!

나는 생각 없이 대답했다.

It's an honor for me.

그렇다. 나는 생각이 짧다. 마냥 신나서 오케이! 해버렸다. 거기다가 바쁘다 바빠 한국인답게 이번 주 일요일까지 디자인 보낼게라고 아주 쓸데없는 말까지 했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제출 기한이 임박하자 더더욱 영감이 떠오르지 않았다. 망했다. 망했어.


깃허브처럼 귀여운 캐릭터라도 있으면 다양하게 그려볼 텐데... 커뮤니티 로고는 회사 로고 같은 디자인이다. 이걸 머그컵이나 티셔츠에 그냥 넣으면 안 이쁜데...

난 망했어.

에라 모르겠다.

나는 feeling으로 그렸다. 커피잔, 개발자 캐릭터, 스마일 캐릭터, 고양이 그리고 맥주까지. 그리고 그림 밑에는 커뮤니티 로고를 넣었다.

이게 우리 커뮤니티와는 무슨 상관이야? 하면 할 말이 하나도 없게 그렸다.


No pressure. 부담 갖지 마

회신 메일에 그림을 첨부하며 말했다. "내 그림을 채택하지 않아도 돼. 부담 갖지 마." 

안 예쁘게 그려놓고 부담 떠 넘기기!! 뻔뻔하기 짝이 없는 메일이었다. 하지만 내 디자인 실력으로는 그게 한계인걸~

아직 외국 커뮤니티 친구는 메일을 확인하지 않았다. 어떤 회신이 올지 긴장된다.


오늘의 교훈 외국 커뮤니티에서는 섣부른 농담 (ex. 난 디자이너로 활동해)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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