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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날로그 필기구 Jul 28. 2021

선진국은 없다, 책임만 있다

출처: KBS

선진국의 기준은 어디에 있나. 경제력, GDP 순위, 생산력 등 대체로 경제적으로 얼마나 부국이냐는 기준을 세우는 듯하다. 글로벌 가치 사슬이 재편되고 각국 경제가 강한 고리로 서로 묶이는 시대에 한 국가의 경제력을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각 국가 구성원의 행복도를 비교하기는 더욱더 어렵다. 더욱이 소위 선진국으로 불리는 국가의 시민들은 양극화의 늪에 빠지기 일쑤다. 선진국을 생각하지 말자. 선진국은 없다. 지구라는, 세계라는 자원을 이용한 만큼 책임을 져야 할 국가만 남아있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부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높은 생산력과 효율적인 비용 추구를 통해 영업이익의 극대화를 효과적으로 이뤄냈다. 한국도 경제 발전에 따라 글로벌 가치 사슬에 뛰어들었다. 대기업은 임금, 토지, 세금 등 각종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해 빈국으로 생산 시설을 보냈다. 국내에 머문 기업은 빈국 출신 외국인 노동력을 저렴하게 이용했다. 국가 생산력이 증대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가치 사슬이 중대한 영향력을 끼친 것이다. 한국은 WTO, OECD에서는 이미 선진국 대우를 받고 있었다. 최근 UNCTAD에서도 선진국으로 승격됐다. 그러나 지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제 사회의 양극화, 환경을 비롯한 세계 시민 윤리에서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다. 


경제력을 기준으로 보지 않으면 선진국은 더 모호해진다. 국가 구성원의 행복도가 높을수록 소위 좋은 나라, 살기 좋은 국가로 불린다. 그러나 선진국이라고 일컬어지는 국가들의 시민은 그리 행복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가장 부자인 나라인 미국은 전 세계에서 자산 양극화가 심각하다. 시민 간 부, 건강, 교육에서 양극화가 극심하다. 미국에서는 53만 가구가 막대한 병원비로 인해 파산한다. 미국인들 4분의 1이 아파도 병원을 가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무역량, 재화 생산량이 많아지며 국가는 경제적으로 성장했다. 그럴수록 양극화는 심해졌다. 부동산, 금융 자산 등의 가치는 점점 높아졌다. 가파른 성장률도 보였다. 하지만 노동 가치는 사실상 하락하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률은 주거, 보건 등의 필수 비용을 충당할 만큼 충분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서 북유럽 국가는 흔히 표방해야 할 선진국으로 꼽힌다. 그들 국민의 삶은 한국인들의 삶보다 확연히 나아 보인다. 북유럽 국가는 흔히 말하는 경제 선진국에 포함되지 않는다. 국가 경제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북유럽 국가는 국제 사회에 다양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스웨덴 자동차 회사 '볼보'는 생산 설비의 대대적인 개혁을 선언했다. 전 세계 자동차 회사 중 가장 먼저 탄소 중립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북유럽 국가가 경제 수준을 넘어 선진국으로 불릴 수 있는 이유는 글로벌 가치 사슬에, 지구에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출처: 조선닷컴

선진국은 없다. 책임만 있다. 지구라는 자원을, 세계라는 연료를, 시민이라는 가치를 오랫동안 누린 만큼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UNCTAD의 지위 변경 결정은 한국이 더 많은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함이다. 대한민국은 탄소 중립, 시민 행복, 글로벌 양극화 극복해야 하는 책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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