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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zigm Jun 14. 2022

[Reading] 독립은 여행 - 정혜윤

평범해 보이는 모두의 일상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드라마

요즘은 평일에 쉬는 날이 생기면 가고 싶었던 서점을 찾는다. #서울책방 #서점 #북카페를 검색하다보면 '내일은 여기다!' 하고 느껴지는 곳이 있다. 그 결정을 하는 순간, 설레이기 시작한다. 누가 몇 시까지 오라고 약속시간을 정해놓은 것도 아닌데 아침에 일어나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서둘러 준비해 낯선 길을 돌고 돌아 막상 서점에 도착하면, 들어서는 순간부터 편안함이 느껴진다. 마치 안전한 안식처를 찾은 것처럼.

그렇게 서점에서 책 한권을 꼬박 다 읽어낼 때까지 시간을 보내고 나면 이상하게도 정확하게 '회복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 느낌이 꽤 큰 행복감으로 이어져 나올 때쯤엔 머리가 맑고 괜스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곤 한다.

이 날도 어김없이 서점을 찾아갔다. 요즘은 자기계발서보다 소설에 더욱 재미를 느끼를 느끼고 있어, 서점에서 좋은 책을 한 권 사야겠다! 다짐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전문 분야의 책들이 많아 살짝 난감하던 차에 이 책을 발견했다. 인스타 채널도 팔로우하고 유튜브 채널도 구독하고 있는 #융 님의 책이었다. 융님의 채널을 보면서 나랑 성격적인 부분이 꽤 비슷하다고 느껴져 궁금했었는데 마침 이 책을 이 날, 이 서점에서 발견한 것이 미리 정해져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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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외로움이라는 감정,

 외로움은 두려움처럼 어쩔 수 없이 이따금 찾아오는 감정이다. 정말 잘 놀고, 시간을 잘 보내다가도 공허해지는 순간이 오곤 한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알다가도 모르겠고, 신나다가도 슬프고, 뜻대로 되는 것 같다가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평범해 보이는 모두의 일상에는 얼마나 크고 작은 드라마가 일어나고 있을까. 사람이 사람을 마음으로 이해한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 #8. 약하기 때문에 강한 사람 본문 중에서

요새 '외로움'이라는 단어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외로움은 단순히 연애, 애인의 유무에 관련된 감정이 아니다. 숱한 연애 드라마에 나오는 "같이 있는데도 외로워"라는 대사가 말해주듯이 이건 개인에게 소속된 감정이며, 모두가 인생을 살아가며 느끼는 기본적인 감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취 10년차라고 소개 할 때마다 혹은 연애가 끝나면 적어도 1년을 비워냄의 기간으로 보내는 나에게 "안 외로워?"라는 질문은 항상 따라 붙곤 했다. 그 때마다 "외로움이라는 게 뭔지 잘 모르겠어, 혼자 사는게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가"라고 답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어린 답변이었다.​


본문 그대로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갑자기 어느 순간에 찾아온다. 정말 잘 놀고, 시간을 잘 보내다가도 순간 공허해질 때, 신나다가도 슬프고 진짜 다 알다가도 모르겠을 때. 시큰한 마음과 같이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찾아온다. 잠깐의 위로를 줄 순 있겠지만, 이건 누군가를 옆에 둔다고 채워지는 감정이 아니다. 그저 삶의 크고 작은 일들을 겪어가며 깨닫고, 받아들이고, 흘려 보내기를 반복할 뿐.

이제는 "안 외로워?"라는 질문에 "사람은 누구나 외롭지, 안 외로운 사람이 어디 있겠어" 라고 답한다.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주는 쓸쓸함, 씁쓸함은 참 싫지만 한 편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도, 사람도 이해하게 만들어주는 인류애가 생기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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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주는 두려움에 맞선다는 것

변화의 흐름을 따라갈 것인가, 앞장서서 만들어갈 것인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앞에 서고 싶다. 나는 흐름을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 #주 5일 출근하는 삶에서 독립 본문 중에서


두려움은 내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는 증거다. 도전할 것인가, 말 것인가. 도전하면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두려움과 용기는 한 끗 차이다. - #12. 직장인에서 프리에이전트로 본문 중에서

두려움에 맞선다 = 도망가지 않는다 = 버틴다

얼마 전, 제휴사와 미팅을 끝내고 대표님들과 상무님, 이사님들과 저녁 자리를 가졌다. 한 회사를 40년 이상 이끌어오시고 전국에 매장을 100개 이상 두신 대표님들과 한 자리에서 저녁 식사를 하다니.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 날,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쪼그라들지 말자"는 대표님의 말씀과 "버티는 게 실력"이라는 상무님의 말씀. 그리고 일을 대하는 마인드였다. ​


나는 항상 내 스스로에 대해 자신이 없었다.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늘 해왔던 일 혹은 새로운 일 중에 그게 무엇이 되었든 자신있게 잘 안다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사소한 일도 그냥 물어보면 될 걸, 의견도 그냥 말하면 될 걸, '이렇게 말하면 너무 바보같진 않을까?', '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어쩌지?'하며 쪼그라들었다. 근데 대표님이 문득 생각나 메모해두었다고 하시면서 읽어주신 내용 중에 '쪼그라들지 말자'는 그 말이 큰 깨달음을 주었다. '아, 쪼그라드는 그 마음은, 내가 깨기 나름이구나.'

'대표님도 그런 순간이 있으셨기에 저런 다짐을 쓰셨겠지. 결국 그 쪼그라드는 마음을 깨고, 버티고 행동해왔기에 지금 그 자리에 오르실 수 있었던 거구나.' 라고 생각하니 내가 오르지 못하게 막힌 벽에 금이 가는 것 같았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당연하면서도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모른다. 마음은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 고민하던 20대 중반과 똑같은데, 시간이 무섭게 흘러 어느덧 서른살의 반이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나는 두려움에 도전하며 하고 싶었던 수많은 것들 중에 나와 맞는 것, 맞지 않는 것에 대한 데이터를 쌓았나? 아니면 여전히 쪼그라드느라 시작조차 하지 못한 일들을 가득 움켜쥐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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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하지 않게, 그냥 막.

인생은 순식간일 수 있지만 또 생각보다 길다.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울지는 나의 오늘에 달려 있다. - #10.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어 본문 중에서

주 4일을 헬스장에서 약 2시간 가까이 운동하는 것, 식단을 챙기는 것으로 꽤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에 대한 보상심리로 남은 시간에는 다 본 드라마를 또 보고, 결혼도 안했으면서 이혼을 다루는 프로그램들을 챙겨보고, 그것마저 다 보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켜서 그저 의미없는 영상들로 시간을 흘려보낸다. (글로 적으니 셀프저격 타격감이 더 크다)  ​


오늘도 오전에 운동을 마치고 식단을 챙기고, 어김없이 미디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다 문득 다 읽은지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오늘도 쓰지 않으면 이 책은 리뷰를 남기지 못하고 지나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 하나를 쓰는데 쓰고 지웠다를 반복하며 2시간 정도를 쏟는다. 신기하게도 무언가에 몰입할수록 시간은 빨리 흐르면서도 천천히 흐른다.

저녁 식단을 챙기고, 그 후 시간에는 어떤 걸로 채워볼까. 어렵게 생각했던 일들을 시작해볼까? 오래 못 본 친구에게 안부를 전해볼까? 또 한 권의 책으로 여행을 떠나볼까? 해보고 싶었던 도예 원데이 클래스를 찾아볼까? 매일이 이렇게 의욕적이고 실천적인 나였으면 좋겠다. ​​​




융님이 겪은 독립의 순간들을 담은 이 책에는

내 마음을 그대로 옮겨둔 것 같은 문장들이 많이 담겨있었다. 읽으면서 감히 예상할 수 없는 공허함과 슬픔도 느껴졌고 그 과정을 모두 겪어낸 후의 융님의 환희도 느껴졌다.

#퇴사는여행 이라는 책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마음 먹은 일들을 사이드 프로젝트 외에도 많은 활동들로 꾸준히 발전 시켜나가는 원동력도 궁금해졌다.

여러모로 두고두고 생각날 때마다 읽으면 힘이 될 것 같은 책이다. 책 챕터마다 소개되는 음악 역시도 이따금 다시 듣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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