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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타 Dec 05. 2022

[Reading] 퇴사합니다. 독립하려고요

누가 먼저 프리워커의 삶에 적응하는가?

누구나 일과 관련해 꿈꾸는 삶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평생을 꿈꾸던 회사에 입사해 10년 이상 근무하며 임원의 자리에 올라 경영자가 되는 것일 수도 있고, 이제 막 시작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의 초창기 멤버가 되어 상장까지 키워나가는 것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겐 맨땅에 헤딩하듯 1인 기업으로 시작해 사업을 키우며 직원을 하나, 둘 늘려가는 것일 수도 있다.


몰입의 2023년을 보내겠다고 다짐하고 목표를 세우기 전, 생각하게 된 질문은 '내가 꿈꾸는 삶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다. 과연 나는 회사 안에서 혹은 회사 밖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가? 어떤 위치에 자리하고 싶은가? 어떠한 삶을 살고 싶은가? 이런 물음을 따라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



취업만 하면 끝날 줄 알았던 방황

저 또한 좋아하는 일을 찾으면 더 이상 진로 고민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찾았을 때 정착하고 싶었나 봐요. 그런데 좋아하는 일은 취향처럼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작년에는 친구들과 왁자지껄하게 떠나는 여행이 좋았는데 올해는 혼자 여행하는 게 더 좋아질 수도 있잖아요. 좋아하는 일도 마찬가지더라고요. - 본문 78p


빨리 결론을 내리고 나아가고 싶은 마음도 이해해요. 그런데 나아가는 성취감에 취해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달리기만 하면 처음에는 착착 진행되는 것 같지만, 오히려 돌아가는 것일 수도 있어요. 빠른 속력으로 달려 지금은 모두가 동경하는 전문직이 된 제 친구들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나도 사이드 프로젝트로 내 적성을 찾고 싶어. 이 일은 내 적성이 아닌 것 같아."

과연 누가 더 빠른 걸까요? 인생을 놓고 보았을 때, 현재 스코어가 큰 의미가 있을까요? - 본문 61p


의류학과를 전공하면서 나는 의류가 내 천직이라고 믿었다. 당시 유행했던 패션왕에 나오는 헤어밴드를 한 단발머리 선배, 브아걸 가인 뺨치는 메이크업에 금발 머리를 한 동기들 사이에서 나는 무색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옷을 만드는 것 하나만큼은 자신이 있었고 패턴을 뜨고, 봉제를 하는 모든 과정에 몰입했다. 쪽잠으로 버티며 밤낮없이 시간을 쏟아부으면서도 기뻤고, A+라는 성적이 내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듯했다. ​


그렇게 졸업 후, 의류업계에서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천직이라고 믿었던 믿음이 흔들렸다. 현실은 이상과 달랐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가면서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 일을 계속 유지하면서 내가 일 외에 꿈꾸는 삶을 병행하기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민하는 것, 불안정을 견디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사람은 때때로 빨리 결론을 내리고 정착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책은 빨리 결론을 내리고 정착한 곳이 영원한 정착지가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고도.

누가 멱살 잡고 "넌 이 일을 하라고 만든 거야."라고 정해놓은 정답의 직업/직장에 끌고 가 주길 바란 적도 있다. 그럼 불확실성 안에서 고민하느라 힘들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그런 건 없다. 부딪혀봐야만 알 수 있고, 부딪히는 과정 안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새로움에 도전하면서 다채로운 삶의 색을 경험해 나가는 것 자체가 인생일 수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의 내가 바라는 삶

(중략) 저의 관심사가 온통 회사에서 독립한 사람들에게 있더라고요. 독립한 마케터 정혜윤 님이나 드로우 앤드류 님과 같이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기록이 많았어요. 또 유튜브 <요즘 것들의 사생활>을 보며 회사가 아닌 삶의 방식을 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캡처하고 있더라고요. - 본문 69p


어떤 삶을 원하는지부터 고민하고, 그렇게 살기 위해 하나씩 시도해보는 거죠. 남을 부러워하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하나씩 시도하는 저를 칭찬해주려고 합니다. 그런 시도들을 하나씩 쌓다 보면 제가 바라는 삶에 가까워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막연히 '안 된다'라는 생각부터 하기보다 '될 거다'라고 생각해볼래요. 그럼 어느새 그 삶에 조금 더 가까워져 있을 것 같아요. - 본문 28p


수많은 시간들을 지나, 서른의 끝자락에 서있는 지금 내가 바라는 삶은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현재 내가 부러워하고 있는 사람들 &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놀랍게도 나 역시 독립한 마케터 정혜윤 님, 드로우 앤드류 님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저렇게 원하는 일들을 즐기면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사람들과 해나갈 수 있을까? 부러워하고 있었다.

디지털 노매드의 삶을 살며 원하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으며, 여행지에서도 자유롭게 일하고 또 영감을 받는. 그 결과물로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영향력을 끼치는 삶. 이 책에서는 시대는 점점 '프리워커'의 삶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부터는 누가 먼저 '프리워커'의 삶에 적응하느냐가 핵심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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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낼 수 있다는 믿음

사람의 생각 패턴은 부정적으로 편향되어 있다고 해요. 부정적인 신호들을 더 잘 파악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었다고 하는데요. (중략) 그러다가 실제로 변화할 수 있는지와 상관없이 제가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에 대해서는 기꺼이 긍정 편향으로 방향을 바꾸기로 했어요. (중략) 그리고 그렇게 믿기로 마음먹은 순간 실제로 크고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어요. - 본문 32-33p


꿈꾸는 삶을 살기 위해서, 변해가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첫째. 전문성/역량을 쌓아야 한다. 함께 일하고 싶은, 찾게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이다. 둘째. 자기 통제/시간관리를 위해 힘써야 한다.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잠깐만 쉴까? 하면서 하루를 날려 보내는 게 사람이다. 끊임없이 내가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찾고, 바꾸어나가면서 자기 통제력을 키워가야 한다. 셋째.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사람의 생각 패턴이 기본적으로 생존/안전을 위해 부정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면, 더 적극적인 의지로 긍정 편향으로 나아가면 된다. ​


요즘은 공유라는 것이 자연스럽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블로그에도 수많은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온다. 클래스 101, 퍼블리 같은 플랫폼에서도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수없이 많다. 성공의 비법을 그렇게 공유해도 되나요?라는 질문에 대다수의 크리에이터들이 이렇게 대답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이렇게 알려드려도 하시는 분들이 1-2분? 될까 말까 하니까요"

여태까지는 나도 듣고, 다짐하고, 흘려보내는 수많은 이들 중 한 사람이었다. 이제는 실행하는 1-2명 중 한 사람이고 싶고, 더 나아가 그런 비법을 공유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그리고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


이 책에서는 시내님과 수현 님이 프리워커의 삶을 살기 위해 퇴사 전부터 어떻게 준비해왔는지, 어떤 준비를 마치고 퇴사를 결심하고 어떤 시행착오를 겪으며 프리워커의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


무턱대고 퇴사를 하고 수습하듯 허겁지겁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나아갈 방향성을 알고, 준비하고 결심하고 행동하는 모습들이 귀감이 되었다.


실제로 꿈꾸던 삶을 살면서도 마주하게 되는 현실의 수많은 문제점들을 어떻게 극복하려고 노력하는지를 솔직하게 그려내 주셔서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인생의 '일'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앞으로의 방향성을 확인하고 싶을 때,

시행착오를 겪게 될 때마다 꺼내 읽으면 힘을 얻게 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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