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의료센터 욕창 진료 및 비대면 욕창 진료 이야기
‘원장님! 누가 보면 변태 인줄 알겠어요!’
어느 날 문득 방문간호사 선생님이 한 이야기다.
그것도 그럴 것이 업무용 카톡 전송 사진의 절반은 엉덩이 사진이다. 모르는 사람이 우리 업무용 카톡방에 들어온다면, 엉덩이 사진을 주고받는 변태라고 여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욕창은 ‘지속적인 압박이 뼈의 돌출부에 가해져 혈액순환 장애로 조직이 괴사되어 생긴 궤양’으로 ‘압박궤양’이라 불린다. 주로 혼자서 거동이 안 되는 와상 환자의 엉덩이나 고관절 주위에 생긴다. 정도에 따라 피부의 약한 손상만 있는 1단계에서 뼈가 드러나는 4단계 까지 나누어진다. 욕창은 하루 아침에 발생할 수 있지만, 회복에는 수개월이 걸리는 매우 심한 질환이다.
욕창이 생기게 되면, 환자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온 몸이 마비되어 돌아누울 수도 없는데, 엉덩이까지 썩어 문드러져 가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보호자 또한 많은 고통이 따른다. 와상 환자의 기저귀를 교체하는 것만 해도 매우 힘들 일인데, 욕창이 생기면 기저귀를 더 자주 갈아야 하며, 대소변의 오염을 신경을 써야 하고, 드레싱도 하루 1~2회 해야 한다. 거기에 욕창 발병에 대한 자책과 악화에 대한 두려움 또한 엄청난 스트레스이다.
침대에 누워 지내는 장기요양등급 1~2등 환자는 항상 욕창이 생길 위험이 있다.
그리고 3~4등급 환자는 낙상 등으로 갑자기 거동이 불편해 질 경우, 욕창예방도구가 구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호자나 요양보호사의 정보 부족으로 주기적인 체위변경 등 예방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하게 된다.
욕창 예방을 위해서는 ‘관심’이 필요하며, 욕창 치료에는 ‘정성’이 필요하다.
와상 환자는 기저귀를 갈 때 마다 욕창이 잘 생기는 부위를 관찰해야 한다. 욕창이 생겼다는 것은 돌봄 및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덥고 길었으며, 습도 또한 높아서 환자 및 보호자, 요양보호사, 의료진의 체력도 바닥이 났다. 아니나 다를까 8월 중순이 지나고 욕창 환자가 다발적으로 발생하였다. 다행이 이런 상황을 예상하였고, 미리 교육된 대로 ‘조기발견’과 ‘빠른치료’를 통해 짧은 기간에 완치 할 수 있었다.
예방 - 조기발견 - 빠른치료 - 재발방지 라는 큰 틀에서 욕창 교육이 이루어진다.
치료 과정에서도 교육을 통해 악화를 방지하여야 하며, 보호자 요양보호사 의료진 모두 시간과 정성을 쏟아 부어야 한다.
거제시 재택의료센터의 경우, 침치료 및 한약연고를 이용해서 욕창 치료를 하고 있다.
재택의료센터에서 동식물성 기름을 사용하여 20여가지 한약재의 유효 성분을 100일간 추출 하여 한약연고를 만든다. 한약연고를 ‘세사리(洗舍利) 연고’ 라고 하는데, ‘몸을 깨끗하게 하여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새살이 빨리 돋아나기를 기원하며 이름 지었다.
거제시 재택의료센터는 9월 1일부터 ‘욕창 없는 거제, 욕창 없는 대한민국’을 목표로 비대면 진료를 전국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를 통해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그 지역의 방문진료 한의사 혹은 방문간호사와 협력하여, 욕창을 진료 하고 있다. 거제시는 대한민국 남동쪽 끝에 위치하고 있지만, 서북쪽 끝에 있는 경기도 의정부시, 안산시의 기관들과 협력하여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재택의료센터는 한 사람의 일생에서 ‘생로병사’라는 기나긴 과정 중 ‘말기병과 죽음’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의료진 또한 두려움이 크고, 감정소모 또한 심하다.
하지만 ‘존엄한 인간, 존엄한 죽음’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처럼......
거제시 재택의료센터 동방신통부부한의원 원장 방호열
추신:
욕창관련 치료 경과는 10월 10일 한국사회적의료연합회 방문의료사업단에서 사례 발표 하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DIBvbcB89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