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쌩긋 Mar 31. 2019

낙태죄는 위헌이다! 3.30. 낙태죄폐지 카운트다운

낙태죄를 폐지하라!

³안녕하세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사서분과장입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전국의 초,중,고 학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입니다.  


여러분 혹시 몇년 전 학교의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급식실의 조리사, 조리실무사들을 가리켜 모 국회의원이 "그냥 밥 하는 아줌마들이다, 밥 하는 아줌마들을 왜 정규직화해야 하느냐"라고 발언했던 것을 기억하십니까.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회에서 여성은 굳이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아도 되고, 

임금을 올려주지 않아도 되고, 비정규직으로 쉽게쉽게 채용했다가 필요없어지면 자르면 되는 존재인 것입니다.


밥 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아이들을 돌보고 챙기는 일, 매일같이 반복되고 계속되지만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일, 돌봄노동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돌봄 노동은 대부분 여성의 몫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사회는 돌봄노동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낮은 대가를 지급합니다. 그리고 우리 일상에 항상 존재하지만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치부되는 무임금 노동을 여성에게 전가시키면서 여성의 노동을 하찮게 여겨왔습니다.


불안정한 노동과 성차별적 노동환경은 여성을 더욱 가난의 굴레에 몰아넣습니다.

우리는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원치않는 임신을 하고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마음 졸이며 찾아다니고, 용케 병원을 찾아 수술을 하고 나서도 병휴가와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해 충분히 쉬지도 못한 채 일터에 나가 일해야 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처지를 말입니다.


약물로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불법촬영물로 여성을 유희로 삼고,

성별임금격차로 여성을 착취하고,

여성 노동을 하찮게 여기며,

낙태죄를 뒤집어씌워 여성의 몸을 도구화하는,

다중 차별과 다중 고통의 현장에 바로 여성이 있습니다.


어제, 대전에서 출발해 제천역에 도착한 ktx 화장실에서 탯줄이 그대로인 채 사망한 신생아가 발견되었고 오늘 오전 충주의 지구대에 대학생이 자수를 했다고 합니다. 피임에 대한 권리, 개별 관계에서 피임을 요구할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었다면, 그리고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출산 당사자가 온전히 결정할 권리가 보장되었다면 이런 비극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여성 영아유기죄로 입건되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것이라 합니다.


내 몸에 대한 결정권을 제대로 쥐지 못한 여성들을 범죄자로 낙인찍는 것보다 우선될 것은 임신-출산-양육으로 인한 차별을 겪지 않을 양질의 일자리, 성평등한 노동현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임신중절 허용 사유에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이 추가될 것인지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경제적 사유 추가'는  낙태죄를 유지시키는 꼼수에 불과합니다. 빈곤한 여성에 한해,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없는 처지의 사람들에게만 낙태를 허용하겠다는 것은 아이를 낳기 위한 완벽한 여건을 상정해두고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낳지도 말아야 한다는 인식의 출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것은 임신중지를 위해 당사자가 스스로 '아이를 낳고 키울 능력이 없음'을 증명하고 제3자에게 허락을 구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캡틴 마블>에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기를 요구받던 주인공이 상대방에게 던진 말을 기억합니다.
"나는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가 없어."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입니다. 

내 몸은 나의 것입니다. 

내 몸에 대한 결정은 내가 합니다.

내 몸에 대한 결정을 하기 위해 나는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 외에 아무도 나를 통제할 권리가 없습니다.


오늘 바람이 많이 부는데요,

이 거센 바람이 낙태죄 폐지의 바람이라고 믿으며 2019년을 낙태죄 폐지의 해로 만드는 길에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