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낭만주의자라 말하면 현실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뜬구름을 잡는 사람들을 칭하곤 한다.
이토록 낭만이란 단어가 우스갯소리로
가볍게 치부되어야 하는가 생각하면 조금 서글퍼진다.
대학에서 배우던 과목 중에 <18세기 낭만주의 문학>이 있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참 세상 살면서 쓸모없는 과목처럼 여겨지곤 했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우리가 소위 낭만주의 시대라 불리던 그곳에서
살던 사람들의 삶도 하나같이 치열했겠구나 느낄 수 있었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란 말이 있지 않던가
그처럼 우리는 낭만주의라는 말로 뿌옇게 미화처리한 그 세상에서도
누군가는 지독히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고군분투했을 것이다.
어제 지브리의 <붉은 돼지>를 보았다.
그간 보았던 지브리의 작품과는 결이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그 영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는 “낭만”같았다.
주인공 마르코가 하는 말 중 이런 말이 있었다.
“날지 못하는 돼지는 그냥 돼지인 거야.”
그 말을 뜻을 헤아려 생각해 보면 꿈을 꾸고 조금 어리석어 보이는 희망일지라도
그걸 마음에 품고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 같았다.
그렇게 낭만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가치 없는 일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를 일컫는 다양한 단어 중 “낭만주의자”라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