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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ngon Apr 06. 2023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행복은 무언가를 가지면서 느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사물들의 그림자를 비워 내면서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매일 조금씩 글을 쓰는 것은 내게도 비워 내기 위한 행동이자 의식이다. 머릿속과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 감당하기 힘들 때, 주위가 고요해서 내 머릿속 생각이 너무도 크게 들릴 때 나는 비워 내기 위해 쓴다. 일기가 아니어서 한 줄 혹은 두 줄 가끔은 한 페이지가 되기도 하는 메모장을 덮었다 펼쳐본다. 그 생각들은 이미 내 머릿속에서 비워진 것들이라 읽어도 갑갑하지 않다. 


표현을 통해 마음을 비워 비로소 행복해진다는 것을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그의 작품으로 보여준다. 그의 작품들은 그를 투영한 듯한 비슷한 얼굴들로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한편에선 말 그대로 속을 비워낸 박제된 동물들이 귀여워서 엽기적이고 코믹해서 무섭고 그래서 흥미롭다. 다만 작가는 그의 작품이 그저 웃기기만 한 작품들이 아니라며 관객들에게 선을 긋는다. 


친구들 사이에서 제일 웃긴 애로 알려졌어도 가볍기만 한 사람은 아니라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그렇다고 나를 진지하게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 진정으로 느낌이 온다면 그때 믿어 주겠지. 카텔란도 조금은 나와 비슷한 생각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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