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에게 묻는다 ... 코로나19가 온난화 때문?
느닷없이 불면증이 찾아왔다. 하염없이 밤을 지새우다가 스마트폰을 열고 메뚜기 유재석이 진행하는 tvn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을 시청했다. 약 2년 전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해 여담을 나눈 이 방송분 가운데 나는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이 교수가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은 지구 온난화 때문에 일어났다는 발언이 아전인수라고 판단해서다.
이 교수는 생태학자로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동물들은 모계를 중심으로 번식과 양육을 한다면서 호주제 폐지 등을 피력했다. 이러면서 코로나19 펜데믹은 지구온난화가 일으킨 인재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 간 이 바이러스가 숙주로 삼은 약 1000여 종 박쥐는 열대지방에 서식했지만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이들도 온대 지역으로 이주를 하면서 사람에게 전염을 가했다는 것이다.
얼핏보면 그럴싸한 이 주장에 나는 딴지를 건다. 온난화가 일어나기 전에 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열대지장에 서식할 때도 2020년 2월부터 터진 코로나19 바이러스 같이 팬데믹이 발생해야 마땅해서다. 온대지방이든 열대지방이든 팬데믹이 일어날 변인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즉 코로나19 바이러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 대륙 간의 이주 등이 공통분모라는 뜻이다. 더욱 눈여겨 볼 원리는 의학전문 웹사이트 'MERCOLA'가 자사 홈페이지에 밝혔듯이 코로나19가 가장 빠르게 확산하는 속도는 화씨 47.7도란 걸 감안하면 온대지방에서보다 열대지방에서 이 팬데믹이 더욱 이른 시점에 창궐했었어야 했다.이럼에도 불구하고 열대지방에서는 이러한 팬데믹이 창궐하지 않았다.
굳이 이번 글에서 필자가 최재천 교수 발언을 잡는 이유는 사람들은 학문적 권위에 복종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현상이 집단망상으로 이어지면 사회가 건전한 분위기를 벗어던지고 분란으로 들어갈 수 있다.
또한 최재천 교수같이 전문가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수용하는 데 주저하면서 그릇된 발언을 하는 점도 이를 가능케 했다. 폴슬론이 저술한 저서 '수평적 사고'에서는 "이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육을 많이 받고 경험이 많은 소위 전문가들이 낡은 가설에 집착하며 효과가 있다는 분명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거부한 사례들이 많다"라고 밝힌 대목에서 최재천 교수의 이러한 발언을 경계할 필요성이 드러난다.
과연 2020년 2월부터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 바이러스는 과연 온난화 때문에 일어났을까? 아니면 그저 최 교수의 객기 섞인 내용일 뿐일까?
나는 '아니오'에 베팅을 한다. 재차말하지만 코로나가 숙주로 삼은 박쥐가 열대지역에 머물었을 때나 최 교수가 주장하듯 온난화로 이 박쥐가 온대지역으로 이동한 뒤 변인들은 동일하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가 창궐했듯이 열대지방에서도 이러한 일이 일어나야 하지만 그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