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성연을 아는가? 약 1998년 한국연예계에 첫 발은 내딘 그녀는 남성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앳되고 사랑스런 미모와 함께 낭랑18세를 상기하는 소녀 감성이 돋보여서다. 더군다나 가려린 음색을 뽐내며 이별을 겪은 연인의 비통한 심정을 잘 표현한 노래 ‘슬픈인연’ 역시 그녀의 몸 값을 올리기 충분했다. 꽃길만 걸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 그녀는 최근 어둠 안에 갇혔다. 약 10년여 이어온 결혼생활이 마침표로 마무리가 돼서다. 이러한 불상사를 비단 강성연에게만 책임을 묻기에는 어불성설이다. 제도권 교육이 한국인에게 제대로 된 결혼공부를 실시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교육에서 결혼에 관련된 공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올해 41세로 결혼적령기는 이미 지났다. 상황이 이렇지만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고 싶은 욕구는 여전히 스멀스멀 일렁이고 있다. 이래서 네이버를 열고 ‘결혼건수’를 검색해봤다. 이러자 통계청이 집계한 23년 11월 기준 월간 혼인건수(1만 6695건)과 22년 기준 연간 혼인건수(19만 1690)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수치만으로는 결혼생활에 대해 파악하는 데 역부족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혼건수’를 넣고 재검색을 했다. 이 결과 동일한 기관이 조사한 23년 11월 이혼건수(7923)와 22년 기준 연간 이혼건수(9만 3233)이 나타났다. 양 변인들을 산술학적으로 정리하면 결혼한 부부들 가운데 법적으로 갈라선 경우는 약 48%이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정보도 더 있다. 비록 법적 부부관계를 유지 중이지만 갈등 등 불화로 인해 별거를 택하거나 쇼윈도부부로 하루하루를 남처럼 사는 부부들을 고려하면 실제 이혼율은 48%를 넘어서는 셈이다.
아닐 땐 굴뚝에 연기가 나오지 않는 것처럼 모든 세상의 원리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 이를 바탕으로 상술한 현상을 분석하면 결혼과 관련한 교육부족이 꼽힌다. 그럴 것이 제도권 교육에서는 국어, 영어, 수학 등 입시위주로 편성한 교과목들만을 가르치기에 혈안이 됐다. 이래야지 수험생들이 의대에 진학을 하거나 서울대 등 명문대 합격증을 거머쥐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서다. 게다가 필자가 속하는 MZ세대들은 부모님 세대들이 박정희 산업화가 성공을 이루자 맞벌이를 당연시 여기면서 사회활동에 전념하는 현상을 목도했다. 집 안에 부모님이 부재하는 시간이 늘어감에 따라 이 세대들은 부모님 역할을 곁에서 관찰하는 기회가 줄어들었다. 비록 고루한 사례이지만 엄부자모조차 학습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자연스레 젊은세대들은 결혼한 후 자신들이 부모로서 어떻게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게 됐다.
이어 낮아진 자립심도 이혼율을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작년 12월 조선일보가 '돌싱들이 재혼을 꺼려하는 이유'라는 기사로 보도한 내용에서 증명된다. 이 기사에서 남성은 1위로 여자들의 빈대근성을 꼽았고 반대로 여성은 1위로 뒷치다꺼리를 선정했다. 양 성에서 1위로 정한 내용을 말미암아 요즘 젊은세대들이 성인으로서 응당 갖추어야 할 자립심이 부족해 이혼을 결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럴것이 학부모, 특히 어머니,들은 자녀들이 설사 대학입시 혹은 스펙경쟁에서 뒤쳐질까봐 노심초사를 한다. 이러한 불안한 심리를 타개하고 자녀들이 잘 되기 바라는 마음에 어머니들은 이들을 통제하에 두면서 적극적으로 관리에 들어간다. 이를 반영해 언론은 캥거루맘, 헬리콥터맘 등 신조어를 양산하면서 이를 비웃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녀들은 스스로 생존하는 법을 터득하지 못 한 채 마마보이가 되고 있다. 예컨대 실화를 바탕으로 드라마로 재구성하는 종편방송 JTBC 프로그램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가 지난 21년 방영한 ‘신혼 첫날부터 시작된 시어머니의 황당한 요구, 남편의 반응은?’ 단편극은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할머니 밑에서 자수성가한 지방대 약대 출신 여자약사는 어느 날 결혼정보업체가 제안한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책임지는 남자를 소개받는다. 준수한 외모와 어머니는 모 대학교수 출신 등 눈에 띄는 이력서에 눈길이 간 이 약사는 마침내 이 남자의사와 혼인식을 치룬다. 달콤한 신혼 생활을 기대하던 이 약사는 청천벽력같은 현실을 마주한다. 이 남자의사는 일생에 걸쳐 어머니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마마보이로서 스스로 할 줄 아는게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가관인 점은 의사가 된 점과 이 약사에게 접근한 이유도 어머니가 집안의 명성을 유지하거나 끌어올리기 위해 계획적이었다. 이렇기 때문에 시어머니는 이 약사에게 변호사로 전향하기를 강권하는 동시에 자연임신에 성공한 일을 두고 “짐승처럼 아기를 가졌구나, 너희 집안 수준이 그대로 드러난다” 등 모욕적인 발언을 던졌다. 이와 함께 수태 역시 자신이 통제하에 진행하기를 지시했다. 이를 곁에서 목도한 남편은 현명하게 중재하기는커녕 어머니가 전적으로 옳다면서 아내를 깎아내렸다. 이러한 현상이 비일비재하는 요즘 이혼이 늘어나는 경우는 당연해 보인다.
글을 마치기 전에, 대학교 학부시절 교양과목 ‘경영학 산책’에서 모 교수 님이 M&A에 대해 강의하면서 “여러분, 기업에서 M&A는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경영수법입니다”라며 “인생 최대의 M&A가 뭔지 아세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 수강생들이 아무런 반응을 안 보이자 모 교수 님이 스스로 “바로 결혼입니다. 결혼을 누구와 하는지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갑니다”라며 박장대소하면서 말했다. 결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이 발언은 그저 웃고 넘어가기에는 현실이 녹록잖다. 이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권교육이 발벗고 나설 차례이라고 단언한다. 우리는 결혼을 너무 모른 채 혼인을 선택하지 않나 싶다.결혼학습을 통해 이혼율이 급감해 다시 가화만사성이 열리기를 학수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