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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한 Mar 29. 2023

[모네 모작] 유화는 마음과 같다.

모네 모작 ① : 파라솔을 든 여인, 카미유와 장 

[모작, 파라솔을 든 여인 : 카미유와 장]


1. 조강지처를 먼저 떠나보낸 모네

모네의 아내 카미유 모네는 32살의 젊은 나이에 자궁암으로 사망했다. 가난한 시절 모네를 만나 세월의 풍파를 함께 한 모네는 아내에게 사랑 그 이상의 의미였을 것이다. 고생하게 한 미안함과 곁에 있어준 고마움, 끝까지 믿어준 무한한 신뢰를 모네는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었을까.

 

그러다 [정원의 여인들]을 시작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생활고가 트이나 싶었더니 아내가 젊은 나이에 자궁암에 걸려버렸다. 호강도 못시켜주고 보낸 조강지처가 그리워서일까? 그는 아내 그림을 자주 그렸다.

 

2.파라솔을 든 여인 : 카미유와 장

위 그림의 제목으로 건강했던 아내와 그 아들을 그렸다. 비교적 둘의 얼굴이 선명하다. 그러나 사별한 이후 <파라솔을 든 여인>으로 두 가지 작품을 시리즈로 더 그렸는데 그 그림에서는 아내의 얼굴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보고 싶은 얼굴이지만 세월이 흘러 흐려진 것인지, 또는 더욱 그리움에 사무칠 것 같아 일부러 흐리게 그렸을지 알 수는 없다. (왼쪽의 어린 아들 장은, 훗날 성인이 되어 전쟁터에서 사망한다.)


3. 그림으로 기억하고, 흘려보내다

그렇게 모네는 그림으로 아내를 기억하려고 했다. 고생한 사람을 호강시켜주지 못한 미련이나 후회 등을 그림에 담아낸 것이다. 동시에  감정을 흘려보낼 수도 있다. 그리는 과정에서만큼은 어떤 괴로움과 고통도 흘려보내고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네에게 유화는 아내에 대한 마음을 기억하면서 동시에 흘려보내는 수단인 것이다.


4. 유화는 마음을 닮아

유화는 굳기까지 시간이 1-2주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아크릴이 30분 이전에 굳는 것에 비하면 긴 편이다. 그래서 수정하기도 쉽다. 잘못된 부분은 빨리 고치거나 보충하여 더 좋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유화는 마음과 유사하다. 굳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렇기에, 덧대고 고치고 만질 수 있는 것이다. 느긋하게 마음을 캔버스 마냥 조망하며,  "어디가 잘못된걸까?" "여길 고쳐야 예쁠까?" 고민하다 보면, 그림도 사람도 더 성장할 수 있다.


Bonus : 그림 과정 

1) 갈색 유화 물감으로 아웃라인을 그린다. 후반부엔 모두 묻혀질거라 디테일하게 그리지 않아도 된다.

2) 큰 붓으로 파란 하늘을 채색한 다음, 나이프로 구름을 찍어누른다. 톡톡 찍어누르는 힘과 크기에 따라 맛이다른 것이 유화의 매력이다. 나이프는 붓보다 제법 깔끔하게 떨어진다.

3) 이후 가장 큰 인물을 채색한다. 인물이 가장 어려운 단계이며 붓의 종류를 섞어가며 채색한다. 오히려 수풀 채색은 굉장히 쉽다. 밑색을 두텁게 깔고, 얇은 붓으로 톡톡 찍어누르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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