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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Jan 16. 2024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1

2024 매일 필사 두 번째

학창 시절에 읽고 3년 전쯤에 다시 읽었던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필사를 시작했다.

3년 전에 읽을 때도 감동하며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필사를 하니 좋은 문장이 마음에 새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날 필사가 기다려질 정도니 이 정도면 필사의 매력에 푹 빠진 것 아닌가. 

마음속에 남은 문장을 브런치에도 차곡차곡 쌓아 올려 본다. 




그는 너무 단순한 사람이어서 자신이 언제 겸손함을 배웠는지조차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이 겸손해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그것이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참다운 자부심이 덜해지는 일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비록 노인은 이 마을 사람들이 자기 물건에 손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갈고리와 작살을 배 안에 그냥 놔두는 것은 공연히 사람들의 마음을 유혹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노인의 성품이 드러나는 문장들을 읽으면서 '배울 점이 있는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 역시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그런 어른을 사귀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할아버지는 제게 자명종 같아요." 소년이 말했다.
"내 나이가 자명종인거지. 한데 늙은이는 왜 그렇게 일찍 잠에서 깨는 걸까? 하루를 좀 더 길게 보내고 싶어서일까?" 노인이 대꾸했다. 
"잘 모르겠어요. 제가 알고 있는 건, 나이 어린애들은 늦도록 곤하게 잠을 잤다는 것뿐이에요."소년이 대답했다. 
"나도 그랬던 것 같아. 시간에 늦지 않도록 깨워줄게."노인이 말했다.
"전 주인아저씨가 깨워 주는 게 싫어요. 제가 그 사람보다 못난 것 같은 생각이 들거든요." 

주인아저씨보다 노인이 깨워주는 것이 더 좋다는 소년. 각 대상을 소년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단지 내게 운이 따르지 않을 뿐이야. 하지만 누가 알겠어? 어쩌면 오늘 운이 닥쳐올는지.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이 아닌가. 물론 운이 따른다면 더 좋겠지. 하지만 나로서는 그보다는 오히려 빈틈없이 해내고 싶어. 그래야 운이 찾아올 때 그걸 받아들일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게 되거든. 

노인의 삶에 대한 철학은 겸손함과 성실함이다. 운이 따르지 않아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보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빈틈없이 해내고 싶은 강직함이 묻어난다. 나의 노력보다는 운이 따르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졌던 것이 부끄러워졌다. 운은 언제 따를지 모르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는 것, 그것이 노인의 삶을 대하는 태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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