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유 Jan 24. 2024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3

2024 매일 필사 두 번째 

죽음을 맞은 고기는 갑자기 생기를 되찾은 듯이 수면 위에 길쭉하고 널찍한 몸뚱이와 함께 그 위력과 아름다움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배 안에 있는 노인보다도 더 높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뒤 고기가 첨벙 하고 물속에 떨어지는 바람에 물보라가 일어 노인과 배 위에 왈칵 쏟아져 내렸다. 


그는 두 손을 펴 보고 고물에 기댄 등의 감촉을 느끼고 나서야 비로소 이것이 꿈이 아니라 정말로 일어난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고기와의 싸움이 끝날 무렵 몹시 피로하고 의식이 아물거렸을 때, 그는 혹시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고기가 물 위로 뛰어올라 물속으로 떨어지기 직전 공중에 움직이지 않고 떠 있는 모습을 본 순간, 그는 무슨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거라 생각했고, 도저히 그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드디어 물고기를 잡은 노인의 피로함과 안도감 너머 평온이 느껴진다. 큰 고기를 잡은 게 꿈은 아닐까 생각하는 노인. 외로움과 고통을 이겨낸 대가가 본인의 예상보다 더 크게 느껴지나 보다. 

우리는 노력의 대가를 지나치게 크게 기대하는 일도 있는데 노인의 겸손함과 성실함은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