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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랑한 마들렌 Oct 19. 2022

독서 모임에서 발표하기 떨리나요?

모임에서 쫄지 않고 발언하는 법


코로나19가 어딘가에서 시작되었을 2020년 초부터 독서 모임을 운영해 왔어요.

모임원들은 독서의 양과 경험이 천차만별일 뿐만 아니라 모임 참여 경험과 발언의 능숙함 등도 모두 다릅니다.


개인차는 문제 되지 않는데 가끔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독서 모임의 치명적인 매력이라 함은, 다른 모임원들로부터도 배우고 나와 다른 관점을 접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 시간을 통해 책 한 권도 다각도로 읽는 효과가 있고, 관점과 사고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내 의견은 말하지 않고 남의 말만 들을 수도 없는 노릇.

안타까운 경우라는 것은 모임원들 앞에서 발언하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을 가지시는 분이 계실 때입니다.


온라인 모임의 경우는 긴장도가 더 올라갑니다.

다들 음소거하고 얼굴만 보이니 자연스러운 소통이 되지 않는 듯한 어색한 분위기에서 노트북 화면을 쳐다보고 발언하려면 손에 땀을 쥐는 스릴이 아주 그만이죠.


그런 분을 만날 때마다 긴장을 덜어 드리고 싶어, 더 경청하고 호응하려 마음을 씁니다.

혹시 그런 경우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몇 가지 팁을 제안합니다.





모임에서 부담 덜고 발언하는 법



모임에서 쫄지 않고 발언하려면 이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첫째,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정리합니다.


키워드 중심으로 메모해 두시는 걸 추천해요.


발언 내용이 분명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말하다 보면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이 미약하거나 최악의 경우 끝이 영원히 계속되기도 합니다.

말이 바다로 가는지, 산으로 가는지 헛갈리다가 종국에는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게 될 수 있어요.


그럴수록 더 당황스러워지고, 하다 하다 그냥 엉뚱하게 발언을 끝내버리는 거죠.

"이상입니다." 혹은 "네, 감사합니다."라며, 이제는 제발 나에게서 주의를 거두어달라, 눈물 없는 호소를 하게 될지 모릅니다.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면, 말하기 전에 무슨 말을 어떻게 할지 미리 정리해 보세요.


도입 - 핵심 - 결론



이런 식으로 간단히 정리해 두시길 권해요.

짧은 문장 혹은 키워드로, 머리로만 하는 정리가 아니라 종이에 메모해 두시는 게 확실합니다.

모임 책의 앞, 뒤 면지나 속지에 기록하시면 잃어버리지 않고 따로 옮겨 적을 필요도 없어 좋아요.


책을 완독한 후 나누는 모임이라면 소감을 미리 정리할 수 있겠지요. 모임 전에 모임장에게 미리 발제문을 제시해 달라고 부탁하세요.

어떤 질문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미리 알면 준비할 수 있어 좋습니다.


혹시 미리 준비하지 못하고 즉석에서 질문을 받아 답변하게 되더라도 머릿속에 잠깐 정리하고 말씀하시면 좋겠지요.





둘째, 말을 짧게 끝내세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싶을수록 더 짧게 끝내세요.


부족한 내 모습을 감추려고 부연 설명이나 사례를 들어가며 말이 길어지면 사실은 나의 본모습이 더욱 드러날 뿐입니다.

내 모습을 감추거나 꾸밀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하시는 게 좋아요.

슬프게도 우리 내면의 모습은 너무나 쉽게 외양으로 드러납니다.

부족한 모습을 덮으려고 할수록 멋짐과는 더욱 멀어집니다.


아직 모임 경험이 많지 않아 소감 나눔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것을 솔직하게 말하고 짧게 발언하시면 오히려 아름답게 마무리됩니다. 모임원들도 다 이해하고요.



셋째, 추임새는 적당히, 말할 때와 들을 때를 분명히 하세요.



우리는 대화할 때에 내가 경청하고 있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말 중간에 추임새를 넣곤 합니다.

그런데 가끔 이게 과할 때가 있어요.

경청 표현의 추임새라면



아~
그렇군요.
음...
그랬겠네요...
오호~



이런 유의 짧고 간단한 표현이면 충분하지요.

길어지면 상대방의 말이 끊깁니다. 그러다 보면 대화의 흐름이 깨지고 주제가 옮겨가기도 하고요.

모임에서는 더욱 그렇고요, 온라인이라면 더하죠.


줌(zoom) 프로그램 사용 시에는 오디오에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소리를 내면, 말을 한 모든 사람의 소리가 안 들리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이 발언하고 있을 때 지나치게 추임새 넣지 마시고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으로 경청하고 있음을 표시해 주세요. 계속 집중해서 바라보시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표정을 짓는 등의 표현으로요.






이래도 저래도 도무지 말하지 못하겠다면, 그걸 말씀하시는 용기도 좋습니다.


"오늘은 제가 처음 참여하는 것인데 참관만 해도 괜찮을까요..?"


한 번 정도는 다들 이해하실 겁니다.


짧고 굵게 발언하는 것으로 연습하시다 보면 머지않아 부족함 없이 말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시게 될 겁니다. 말을 잘 못 한다고 독서 모임 참여를 포기할 순 없어요! 뭐든지 일단 시작하고, 하다 보면 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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