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2020년
김승호님을 알게 된 것은 "김밥 파는 CEO"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당시 그 책을 읽고선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회사의 경영자 입장에서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 어떤 직원이 회사에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참 깊은 생각을 하는 분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다음으로 읽은 책이 "자기 경영 노트" 책이었습니다. 이분이 어떤 생각으로 기업을 일구고 키워 나가셨는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의외의 모습은 가족을 지극히도 소중히 여긴다는 점이었는데요, 의례 회사의 창업주와 경영자는 가족에 소홀하기 쉽다는 편견을 깨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하지만 계속 읽지 않고 있었던 책이 "돈의 속성"이었습니다. 주변에서 추천을 해 주니 예전에 사두긴 했던 것 같습니다. 좌측의 책이 2020년 말에 산 책인데, 그새 개정판이 나왔더라고요. 2020년 6월에 초판이 나왔고, 같은 해 10월에 100쇄가 나왔고(좌측 책), 2022년 3월에 4판 213쇄 증보판(우측 책)이 나왔습니다. 참 많이도 팔렸습니다. 저도 두 권이나 샀네요.
오래전에 구입해 뒀던 "돈의 속성"을 이제는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아래의 영상을 보고 난 후였습니다. 꽤 유명한 영상이라는데, 제가 유튜브를 보게 된 지 오래되지 않아서 그동안 이 영상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돈의 속성" 강연 영상인데요,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을 전반적으로 말씀해 주십니다.
이 책 "돈의 속성"을 쓰게 된 배경도 위 영상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강연이다 보니 맥락 전달이 잘되지 않은 측면이 있고, 더 하시고 싶은 말씀도 있어서 이 책을 썼다고 하시네요. 저도 영상보다 책이 더 구체적인 내용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책을 읽은 뒤 영상을 한 번 더 보니 귀에 잘 들어오더라구요.
김승호님의 책을 읽다 보면 공통적으로 강조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성실과 근면"인데요, 21세기에 이 무슨 고리타분한 전근대적인 이야기냐고 말씀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사업을 운영하다 보면 성실하고 근면한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눈이 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나태하여 신뢰가 떨어진다는 말씀과 함께요.
저도 점점 성실하고 근면한 생활 습관이 가치 있다는 생각을 점점 더 하게 됩니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성실과 근면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성실하고 근면한 사람이 할 수 있으니까요.
김승호님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성실하고 근면해야 한다는 말씀을 강조하십니다. 성실하고 근면하기만 해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하시고요. 그만큼 중요한 가치겠지요. 하지만 큰 부자가 되려면 성실과 근면 만으로 되지는 않는다는 말씀도 하십니다.
"돈을 다루는 네 가지 능력"에 대해서도 강조하십니다. 네 가지 능력이란 돈을 "버는 능력", "모으는 능력", "유지하는 능력", "쓰는 능력"인데요, 이 모두를 통달해야 계속해서 부자로 지낼 수 있다고 하십니다. 우리는 종종 연봉이 높은 사람을 부자라고 말하는데요, 그 배경은 "돈을 버는 능력" 때문입니다. 하지만 잘 벌더라도 모으고 유지하는 능력이 부족하면 직장을 잃었을 때 부자가 아니게 되겠지요.
돈을 모으는 능력은 자산의 균형을 맞추고 세밀한 지출 관리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작은 돈부터 소중히 여기고 돈을 대하는 자세도 올곧게 가지라고 하시고요. 돈을 버는 능력이 좋아도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돈을 모으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부자는 쓰는 돈 보다 버는 돈이 더 많을 때 달성할 수 있으니까요.
돈을 유지하는 능력은 돈을 버는 능력과 돈을 모으는 능력을 갖춘 뒤, 즉 부자가 된 뒤에 중요해지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버는 것이 공격이라고 하면 유지하는 것은 수비라고 말씀하시는데요, 공격보다 수비가 어렵다고 합니다. 많은 돈을 벌고 모아 부자가 된 사람도 유지하는 능력이 없다면 3년 내에 허물어지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하세요. 명품을 사고 비싼 집과 차를 사고, 허영과 사치를 하고, 특별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지면서 지출이 늘어나면 순간에 성벽이 무너져 내릴 수 있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돈을 유지하는 능력도 참 중요하다고 하세요.
돈을 쓰는 능력은 일종의 정치 능력이라 하시는데요, 검소하되 인색하지 말아라고 하십니다. 쉬운 예로 스스로에게는 검소하되 가족이나 주변에 강요해선 안된다고 하세요. '부자인 나도 이렇게 아끼는데 너도 아껴야 하지 않겠어?'와 같은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씀입니다.
이 네 가지 능력을 골고루 갖췄을 때 부자가 될 수 있고 계속해서 부자일 수 있다고 하십니다.
이 개념은 김승호님의 책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좋은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감탄이 나올 정도로 통찰력이 있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남의 돈은 쉽게 씁니다. 자신의 돈은 아끼더라도 공금, 세금, 회비와 같은 남의 돈은 흥청망청 쓴다고 합니다. 김승호님은 남의 돈을 대하는 태도가 바로 내가 돈을 대하는 진짜 태도라고 말씀하십니다. 뼈를 때리는 말씀이시죠. 저는 친구가 돈을 쓸 때 은연중에 제게 많이 써 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종종 가졌는데요, 김승호님의 아래 말씀을 읽고 그 생각을 고쳐 잡기로 했습니다.
친구가 돈을 낼 때 더 비싼 것을 시키고, 회식 때 술을 더 주문하는 행동은 내가 돈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척도다. 내가 존중받으려면 먼저 존중해야 하듯, 내 돈이 존중받으려면 남의 돈도 존중해 줘야 한다.
이 문구를 여러 번 읽어 보고 며칠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선 남의 돈 또한 내 돈과 같은 관점에서 생각해야겠다고 다짐하고 행동에 옮겨 나가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참 좋은 내용이 많지만, 이 챕터 하나 만으로도 훌륭한 가치를 전달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깊이 새겨 들어야 할 말씀이라고 느꼈습니다.
김승호님은 돈은 인격을 가지고 있는 인격체라고 말씀하십니다. 돈을 너무 사랑해서 집 안에만 가둬 놓으면 기회가 될 때마다 나가려고 할 거라 하시고, 가치 있는 곳과 좋은 일에 쓰인 돈은 그 대우에 감동해서 다시 다른 돈을 데리고 주인에게 돌아온다고 하십니다. 술집이나 도박에 이용하면 비참한 마음에 등을 돌린다고 하고요.
저는 지방 부동산 투자를 할 때 매번 마음 한구석에 찝찝함을 느낍니다. 경매는 그렇지 않은데, 지방 부동산 투자는 꼭 그렇더라고요. 그런데 김승호님의 이 말씀을 읽고 왜 그런지 원인을 알 것 같았습니다. 지방 부동산 투자는 좀 그런 게, 지방은 아파트라 해도 가격이 서울 아파트에 비해 한참 저렴합니다. 제가 지방 부동산에 진입할 때는 오를 만한 지역을 고른 뒤 그중에서 가장 조건이 좋은 곳을 선택합니다. 시세에 비해 많이 깎이면서 실수요자분들의 매수 수요가 많은 곳 위주로 매수합니다. 그런데 가격을 하나 둘 깎다 보면 사람마다 성격이 달라서, 조급한 마음에 많이 깎아주는 분이 계십니다. 저는 주로 그런 물건을 사고요. 사서 시세대로 팔아도 차익이 남는 물건 말입니다.
다시 생각해 봅시다. 매수자의 나이와 자산 규모를 보면 그분들이 깎아주는 돈은 그분들의 가계에서 적지 않은 비중일 확률이 높습니다. 지방 아파트가 싼 것은 그 지역의 소득 규모다 낮다는 걸 말하는데, 절대 금액이 서울 아파트에 비해 적다 해서 무시할 만한 돈은 결코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매번 지방 부동산 투자를 할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찝찝했던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반면 경매는 법적으로 채권을 청산하는 과정이니, 이런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이고요.
제가 지방 부동산으로 보낸 돈은 분명히 친구를 데려올 수 있는 돈이었지만, 그 행동 방식이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인격체였던 겁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지방 부동산 투자를 더욱 건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좋은 기업의 주식 투자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읽으면서 생각할 거리가 많고, 제 행동의 변화에 영향을 주는 책을 좋아합니다. 김승호님의 "돈의 속성"은 많은 생각을 하도록 이끌어 주었고, 생각과 행동 모두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4쇄 증보판을 한 권 더 구입한 것도 "반복해서 읽어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읽어보지 않은 분들께는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