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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중 이정화 Nov 17. 2019

스스로 그러하도록

그들처럼

기어이 피어내는 꽃.


씨앗 하나가 톡-. 내려앉았다.

그곳에 비가 내리고, 해가 살짝 내리쬐었는데 꽃이 되고, 나무가 된다.

정말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위대한 것을 이루어 가고 있다.     


눈을 마주치면 갑자기 참을 수 없는 재채기를 하게 되는 태양.

그와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들면,

얇은 구름 하나가 햇빛을 온몸으로 막아주며 태양과의 인사를 돕는다.

그런 구름에게 고마워서 인사라도 하고 싶지만, 악수조차 할 수 없고

가까이 가면 오히려 그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그저 스며들 뿐이다.     


말로는 결코 포장될 수 없고,

뭐라고 똑 부러지게 형언할 수 없는 것들이 진짜이지 않을까?


한 송이의 꽃과 한 그루의 나무도, 결코 우리를 위해 피고 지는 것이 아니지만

우리는 그들을 보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되니 말이다.     



예술은 직접적으로 생명을 살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세상을 구하지도 않는 어쩌면 별 쓸 일 없다 할 수 있지만

지나칠 마음들을 잠시 돌아볼 수 있게 하며,

순간을 영원함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하여 세상을 더욱 세상답게 한다.     


그런 예술을 마음에 품고, 예술가로 살아가고자 한다면,

내보이는 작품들이 세상을 이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물론 장르에 따라서 방식은 다를 수 있겠지만, 깊게 다져진 의도는 언제나 아름답길.

저 구름처럼, 햇살처럼, 비처럼, 물처럼, 바람처럼, 꽃처럼, 나무처럼, 풀벌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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