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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냥 Oct 10. 2019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

#1. 왜 파리인가 (Prologue)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파리로부터 시작해 파리로 끝나는 여행기가 될지 파리로부터 시작해 앞으로의 파리를 담는 글이 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리를 선택한 이유는 첫 파리 여행,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도착한 첫날, 여권과 현금 2000유로가 든 지갑을 도둑 맞고도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 유일한 도시이며 ~ 보통 이러면 학을 떼기 마련이지만 ~ 그 이후 순수하게 파리만을 위해 2019년 한 해에만 두 번이나 한국에서 유럽행 항공권을 발권했으며, 이제 그만 가도 될 법한데 (이제 파리를 간다고 하면 모두가 뜯어말린다) 앞으로 가장 많이 방문할 것 같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들으면 오! 혹시 파리에 숨겨둔 남친이라도 있는 거 아닌가? 싶지만 아서라, 남친은 무슨. 물론 파리지앵이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관점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생긴 것은 맞지만 잘생긴 파리지앵을 보기에 일 년에 두 번이나 파리행 항공권을 끊을 정도로 나는 금수저도, 은수저도, 동수저도 아니며 카드값을 걱정하는 반도의_흔한_직장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롯이 파리에 대한 그리움, 언젠가는 또 가겠지라는 헛되지만 정말 현실이 될 것 같은 마음으로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파리 여행을 되돌아보았을 때 나의 파리에 등장하는 모두와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이 글을 보고 있는 모두의 파리가 아름답기를, 그리고 앞으로 여행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살랑살랑한 로맨스 ~ 모두가 여행을 떠나기 전 비포 선라이즈나 냉정과 열정사이 같은 로맨스를 꿈꾸지만 현실은 순풍산부인과, 또는 영화 나를 찾아줘와 같은 스릴러가 가미되더라 ~ 혹은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누군가의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라며 글을 시작한다.


* 본 글은 98% 실화를 바탕으로 한 2%의 픽션입니다. 기억은 왜곡될 수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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