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사색
최근 작업하고 있는 작품의 초기 작업과정이다.
이 과정을 진척하고 있을 때가 6월 중순 중이였는데, 난 지금도 이 작품을 끝내지 못하고 계속 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이 8월 중순 정도 되었으니 거의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아이디어 스케치 기간까지 합하면, 거의 세 달이 다 되어 간다고 보아야 겠다.
이렇게 까지 길게 끌고 갈 생각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일이 너무 길어진 느낌이 든다.
이번 작품은 공모전에 출품할 작품이라서 좀더 공을 들여서 그리는 것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작품 제작과정이 길어진 이유는 그림을 그려가면서 기존에 정해있던 아이디어 스케치에서 점점 다른 것으로 바뀌어 나갔기 때문이다.
현재 내 그림은 이 초기 과정과 사뭇 다른 모습으로 완성되어가고 있다. 내 소원 중에 하나가 내가 아이디어 스케치 한 그대로 작업을 완성해나가는 것인데, 난 단 한번도 그림을 그리면서 그래본 적이 없다. 막상 캔버스에 옮기기 시작하면, 어쨌든 다른 모습으로 그림이 변해가기 시작한다.
여러모로 참 효율성이 떨어지는 방법이긴 한데, 난 아직 그런 구닥다리 방법, 맨손으로 싸우는 방법 밖에 모르는 복서와 같은 기분이 든다. 어쨌든 기한 안에 작업을 잘 마치고 공모전에 안전하게 출품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7월 초부터 날씨가 무척 더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때는 무슨 정신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모르겠다.
매우 기진맥진하며 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직업에 종사하시는 다른 분들도 모두 그렇겠지만, 더위와 씨름하며 그림을 그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물론 에어컨이 있긴 있지만, 에어컨을 틀어놔도 왠지 기운이 쳐지는 느낌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요즘 날씨는 살만하다. 어느덧 입추가 지나고, 슬금슬금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고 있다.
올 한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많은 것을 이룬 것 같지는 않지만, 무언가 깊은 깨달음이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불안한 이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리를 찾고 마음 속에 따뜻한 온기가 피어나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삭막하지 않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